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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의 2002년생 유격수 김주원(22)은 한국 야구의 유격수 계보를 이을 기대주다. 이제 겨우 프로 4년 차인 어린 선수지만 이미 ‘국가대표 유격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대표팀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
김주원이 다른 젊은 유격수 경쟁자보다 돋보이는 이유는 잘 치고 잘 달리기 때문이다. 프로 데뷔 첫 해 69경기에서 홈런 5개를 기록한 김주원은 2년차였던 2022년 96경기에서 10홈런을 때리며 첫 두 자릿수 홈런에 도달했다. 이어 붙박이 주전으로 발돋움한 지난 해도 127경기에서 홈런 10개를 터뜨려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홈런만 잘 치는게 아니다. 도루도 2022년 10개를 성공한데 이어 작년에는 15개를 기록했다. 2년 연속 10-10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김주원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히어로즈전에서 2회초 상대 선발 하영민을 상대로 시즌 4호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점이었다.
김주원은 4-2로 쫓기던 9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희생플라이때 쐐기점을 득점했다.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김주원의 활약에 힘입어 NC는 5-3으로 키움을 누르고 3연패를 끊었다.
김주원은 올 시즌 47경기에서 홈런 4개를 기록했다. 도루는 7개나 된다. 현재 페이스라면 10홈런-10도루를 넘어 20홈런-20도루도 노려볼만 하다. 타율이 .216로 낮은 것이 아쉽지만 부족한 정확성을 장타력과 기동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김주원 본인은 올 시즌 활약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날 결승 홈런에도 불구, 그는 “지금까지 올 시즌 내 점수는 10점 만점에 2점”이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김주원은 “타격 쪽에서 팀 승리에 너무 도움이 안 됐다”며 “타석에서 투수와 싸워야 하는데 나와 싸우고 있더라. 폼만 생각해서 결과가 안 좋았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이어 “투수와 타이밍부터 제대로 맞추자고 생각했다”며 “투수 방향으로 라인드라이브를 치자는 생각으로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신 김주원은 수비에 대해선 살짝 만족감을 나타냈다. 처음 김주원이 등장했을 때는 공격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시즌 무려 29개 실책을 저질렀다. 유격수는 물론 KBO리그 전포지션을 통틀어 실책 1위였다. 수비범위가 넓고 어깨가 좋지만 송구에 대한 약점을 지적받았다. 올 시즌은 수비가 한층 발전한 모습이다. 실책도 4개 뿐이다. 특히 늘 물음표가 따라다녔던 송구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눈에 띄게 좋아졌다.
김주원은 ”타격이 잘 안되니까 수비에서 도움이 되고자 했다“며 ”올 해는 경기 중에도 바운드 맞추고 할 때 절로 몸이 움직이더라”고 말한 뒤 살짝 미소 지었다. 더불어 ”작년 보다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수비만 놓고 보면 7점은 된다“고 덧붙였다.
김주원의 야망은 크다. 특히 홈런을 많이 치는 대형 유격수가 되는 것이 김주원의 목표다, 그는 “언젠가 40홈런을 치는 유격수가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도루도 같이 잘하고 싶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