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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69) 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새롭게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을 향한 조언과 함께 자신이 경험한 한국 축구에 대해 독특한 평가를 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스포츠 전문 매체 슈포르트버저와 인터뷰에서 “남북한 사이에 평화 협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한국은 계속 경계 의식이 강하다”라며 “이런 상황이 축구는 물론 사람들의 성격에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규율, 의지, 강인함 등 축구에 필수적인 구성 요소가 잘 갖춰져 있어 수비는 꽤 잘한다”며 “하지만 공격에서는 창의성이나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K리그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아끼지 않았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국내리그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며 “클럽이 독일처럼 회원들에 의해 설립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목적에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대, 삼성 등 축구에 막대한 투자를 한 대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구단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반면 국가대표팀은 더 관심이 넓고 마케팅이 잘 이뤄진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 이런 경향에 더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슈틸리케 전 감독은 “한국 축구는 가능성이 있지만 문제는 내가 있었을 때 유망주들과 함께 할 기회가 대학 등 학교에 달렸었다”면서 “대학 시절에 이웃 국가인 일본으로 이적하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을 볼 수 없었다. 협회가 젊은 인재를 밀어주려는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클린스만과 서로 아는 사이지만 계약과 관련해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밝힌 슈틸리케 전 감독은 “한국 사람들의 삶을 느끼고 알기 위해선 한국에서 거주해야 한다”면서 “사람들의 일상을 함께 하고 두려움, 기쁨, 습관을 가까이서 경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 현대성과 전통을 조화시키는게 중요하다”며 “어려운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슈틸리케 전 감독은 “세계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대표팀 감독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끊임없이 받는다”며 “한국은 아시아에서 선두 국가가 되길 원한다. 몇 번의 친선경기를 망칠 수는 있지만 (일본, 이란 등 라이벌 국가와의)경쟁적인 경기는 잡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기대도 아주 크다”며 “클린스만은 의욕과 야심이 넘치면서 아주 잘 훈련된 선수들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에 대해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손흥민이 없으면 공격이 마비된다”며 “손흥민은 해외에서 오래 뛰어 영어와 독일어도 능통한데 이 점이 코치진을 편하게 해줄 것이다. 또한 매우 예의가 바르다”고 극찬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2014년 9월 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초반에는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결과를 내면서 2017년 6월 경질됐다.
슈틸리케 전 감독은 “임기를 다 마치지 못했지만 아내와 함께 서울에서 보낸 약 3년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돌아봤다. 또한 “통역사는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며 “그는 대인 관계 문제에서도 감독을 도와야 한다”고 말해 감독 재직 시절 소통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음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