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임순례 감독 "전작 예산의 10배, 손익분기점 걱정돼" [인터뷰]②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교섭’ 임순례 감독이 국내 최초 아프가니스탄 소재 영화를 연출하며 거친 노력과 요르단에서의 촬영 비화를 전했다.

임순례 감독은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리틀 포레스트’ 이후 5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소감, 첫 대작 블록버스터 개봉을 앞두고 느끼는 책임감 등을 털어놨다.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교섭’은 임순례 감독이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황정민 분)와 현지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 분)의 교섭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2007년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한인 피랍 사태 실화를 소재로 삼았다. 특히 ‘교섭’은 ‘와이키키 브라더스’ 이후 황정민과 임순례 감독이 22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리틀포레스트’ 등 휴머니즘을 다룬 임순례 감독이 처음 도전한 대작 액션 블록버스터로도 눈길을 끈다. 아울러 충무로 대표 절친 황정민과 현빈의 첫 호흡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스타덤에 오른 강기영까지 주연으로 가세해 연초 한국영화를 달굴 구원투수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임순례 감독은 “이전에는 영화 개봉 주기가 4년이라 ‘올림픽 감독’이란 별명을 들어서 개봉 주기를 좀 줄여보려 했는데 코로나19로 무려 5년 만에 신작을 개봉했다”며 “코로나19로 관객들의 파이가 전반적으로 적어지기도 했고, 오랜만의 신작 개봉이라 긴장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태 제가 찍은 영화 중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간 영화라 손익분기점을 넘겨야 한다는 걱정도 오랜만에 해본다”며 “처음 만들 때는 예산을 의식 안했는데 만들다보니 전작 ‘리틀포레스트’의 10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 ‘현타’가 왔다”고도 덧붙였다.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국내에서 ‘교섭’이 거의 유일하다. 임순례 감독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알려진 게 없다 보니 사실 자료 준비가 힘들었다”며 “특히 한국에 나와 계신 분 중에선 자문할 분이 많지 않아서 관련 영상, 책 등에 의존해 자료를 찾았다”고 당시의 애로사항을 전했다.

또 “분쟁지역을 취재하신 다큐 PD님을 모시고, 원어민을 수소문해서 어렵게 리얼리티를 고증했다”고 덧붙였다.

현실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촬영이 어려웠기에 현지와 최대한 배경이 비슷한 요르단을 로케이션 촬영지로 택했다. 임순례 감독은 “요르단 정부에 촬영 허가를 받았지만 코로나 상황이 계속 있다 보니 스태프들과 출연자, 보조출연자들 모두가 PCR 검사를 받아야 했다”며 “언어의 장벽도 느꼈다.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요르단 스태프들이 있었지만 영어로 소통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요르단 현지 배우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영화 속 우리 배우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끊임없이 확인을 거쳐야 했다”고 회상했다.

‘아바타: 물의 길’을 제치고 전체 예매율 1위를 차지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이게 유지가 되어야 할텐데 말이다”” 웃음을 지으며 “생각보다 관객들이 거시는 기대가 많으신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사실 우리뿐만 아니라 한국영화들이 다 같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저희 작품도 그렇고 함께 개봉하는 ‘유령’을 비롯해 올해 나올 한국 영화들이 코로나19를 거쳐 1년 가까이 기다림 끝에 나오는 것이다. 저희가 스타트를 잘 끊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