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후 투수' 송진우·구대성·김용수·임창용, KBO리그 레전드40 선정

이석무 기자I 2022.09.19 11:53:56
KBO리그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에 뽑힌 전천후 투수. 송진우, 구대성, 김용수, 임창용(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KB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승리를 위해 선발과 마무리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로 마운드를 지켰던 송진우(56), 구대성(53), 김용수(62), 임창용(46)이 KBO 리그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BO리그 40주년 레전드 선정위원회에서 추천한 177명의 후보 가운데 전문가 투표(80%)와 팬 투표(20%) 결과를 합산한 결과 송진우, 구대성, 김용수, 임창용이 레전드 순위 40위 안에 들었다고 19일 밝혔다.

송진우는 전문가 투표에서 150표(76.92점), 팬 투표에서 44만1630표(8.09점)를 얻었다. 총 점수 85.01로 레전드 5위에 자리했다.

송진우는 한화이글스에서 21시즌을 뛰면서 수많은 불멸의 기록을 작성한 명실상부한 레전드다. 1988년 빙그레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1988 서울올림픽 출전을 위해 KBO 리그 진출을 미뤘을 정도로 대학 최고의 투수였다. 신인 시절부터 팀의 상황에 따라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던졌다. 1992시즌에는 19승과 25세이브 포인트(8구원승+17세이브)를 기록, KBO 리그 최초로 승리와 구원 부문 타이틀을 동시에 차지하는 전무후부한 역사를 썼다.

1994시즌까지 66승과 82세이브를 기록했던 송진우는 2005시즌까지 8차례 두 자릿수 승리 시즌을 기록했다. 특히 1999시즌에는 15승에 6세이브까지 거두며 한화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인 2000시즌에는 해태를 상대로 3개의 사사구만을 허용하며 KBO 리그 10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당시 송진우의 나이는 34세 3개월 2일, 이는 아직까지 역대 최고령 노히트노런 기록으로 남아있다.

최고령 선발승, 구원승, 완투승, 완봉승, 홀드, 등판 등 투수 관련 각종 최고령 기록을 보유한 송진우는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자(1만2708명)를 상대했고 가장 많은 이닝(3003이닝)을 투구했으며, 또 가장 많이 이기고 졌다(210승/153패).

구대성은 전문가 투표에서 141표(72.31점), 팬 투표에서 49만3913표(9.04점)를 얻었다. 총 점수 81.35로 레전드 순위 8위에 자리했다.

국제대회에서 유난히 일본에 강한 면모를 보여 ‘일본 킬러’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대성불패’ 구대성은 결정적 승부처 위주로 경기에 등판하는 전천후 투수로 활약했다.

1995시즌에는 12번만 선발로 등판하고도 규정이닝을 훌쩍 넘긴 155이닝을 던져 161탈삼진을 기록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1996시즌에는 주로 마무리로 등판하면서도 18승 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의 성적을 거뒀다. 승리와 평균자책점, 승률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믿기 어려운 시즌을 보내며 시즌 MVP를 차지했다.

한화의 유일한 우승 시즌인 1999시즌에는 정규시즌에서 55경기에 등판, 8승 9패 26세이브를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1패 3세이브를 기록, 팀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MVP로 남아있다.

국가대표로도 큰 획을 남겼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 구대성은 155구를 던지며 완투승을 기록했다. 한국 야구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겨준 이 경기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역투 중 하나로 꼽힌다.

LG의 첫 영구결번 선수 김용수는 전문가 투표에서 116표(59.49점,) 팬 투표에서 53만7467표(9.84점)를 획득했다. 총 점수 69.33으로 16위에 올랐다.

김용수는 소나무처럼 한결같이 팀을 지켜온 모습으로 ‘노송’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LG 프랜차이즈 스타 투수다. 별명에 걸맞게 KBO 리그 최초 투수 500경기, 600경기 출장을 오로지 한 팀 유니폼만 입고 달성했다. 커리어 말미까지도 리그 역대 최고령 다승왕 등극, 최고령 1,000탈삼진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활약했다.

김용수의 커리어를 축약해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록은 KBO 리그 역대 최초 100승-200세이브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고 가며 꾸준한 활약이 뒷받침돼야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으로 KBO 리그에서는 단 2명만 이뤘다.

김용수는 LG가 우승을 차지한 1990시즌에는 선발투수로 2승, 1994시즌에는 마무리 투수로 1승 2세이브를 기록하며 LG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때 모두 MVP를 차지했다. LG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MVP로 남아있다. 그같은 노고를 인정받아 1999시즌 리그 최초로 현역 생활 중 영구결번 선수가 됐다.

임창용은 전문가 투표에서 112표(57.44점), 팬 투표 46만8798표(8.58점), 총 점수 66.02로 21위에 자리했다. 임창용은 사이드암 투수로 시속 150km를 뛰어넘는 빠른 패스트볼을 앞세워 KBO 리그 통산 760경기에 출장해 130승 86패, 258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지난 7월 말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KBO는 “레전드 40인 선정과 관련,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미 팬 투표와 전문가 평가가 완료된 이후였다”며 “선수의 굴곡 또한 야구 역사의 일부이기에 순위와 평가를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용수에 대한 시상은 10월 3일 잠실 KIA와 LG의 경기에서 열릴 예정이며, 그 외 선수에 대한 시상 일정은 미정이다. 이번 발표된 레전드 4명을 끝으로 레전드 주인공 40명이 모두 공개했다. KBO는 아쉽게 레전드 40인에 포함되지 못한 41~50위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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