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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13년 PD를 본부장으로..KBS 예능국, 파격 인사 왜?

정준화 기자I 2019.03.05 11:11:06

SMC&C 이훈희 대표, KBS 제작2본부장으로
4일 첫 출근..제작+비즈니스 조직 통합
공익성 제고 문제도 궁금증
“급변하는 시장, 심플한 의사 결정 필요"

(사진=KBS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KBS가 이례적인 조직개편을 감행했다. 드라마·예능 제작 조직과 마케팅·사업 조직을 통합, 제작 2본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제작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의사 결정 단계를 줄여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선봉에 이훈희 본부장을 세웠다. 그는 1993년 KBS 19기로 입사해 2006년까지 KBS 예능국 PD로 활동하며 제작자로 활약했다. 이후 코엔미디어 이사, SM C&C 예능제작본부 총괄본부장을 거쳐 2017년에는 SM C&C의 대표를 역임했던 인물이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과 비즈니스를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내부와 외부의 상황에 깊게 관여하고 있어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기민하게 내부 살림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임자다.

이 본부장은 지난 4일 약 13년 만에 KBS로 복귀, 첫 출근했다. 그는 이날 본지에 “후배들에게 ‘용감한 크리에이터들이 돼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담대한 크리에이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에 있어서 자율성을 보장하고자 한다. 보고 받고 지시하는 게 아니라 협의하고 의논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상대가 되고 싶다. PD들이 과감한 창조적 제작자가 될 수 있도록 이끌겠다. 그게 나의 역할이고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작과 비즈니스 부서의 통합, 다시 말해 광고국이 제작 조직과 한 부서에서 함께 움직이게 된 것은 KBS서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외부 시장이 빠르게 변해가고 있고,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심플한 의사 결정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와 콘텐츠 비즈니스, PR 등이 하나의 조직 안에서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해 조직을 개편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여러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겠지만, 합을 맞춰가다 보면 좋은 환경이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핵심은 바깥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동성, 민첩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개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콘텐츠를 통한 적극적인 비즈니스가 KBS가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으로써 추구해야 하는 ‘공익성’ 확보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이훈희 본부장은 “물론 ‘공익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에게서 ‘공익’은 버릴 수 없는 가치다. 그것은 내가 KBS 현장 PD로 있을 때도 주문받았던 것이다. 거추장스러운 짐이 아니라,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가 바뀌고 생태계가 바뀌었다. 그 안에서 KBS가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작 현장에서 구성원들과 잘 가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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