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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는 오는 2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 짐 로저스 사외이사와 이대현 윤영우 사내이사 선임 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로저스가 국내 상장사 중 사외이사를 맡는 것은 아난티가 최초로 임기는 3년이다. 아난티는 “로저스가 지난 여름 아난티 명예 회원이 되면서 가까워졌다”며 “이번 사외이사 제안도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로저스는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 대가로 손꼽히는 유명 투자가로 북한 투자에 예전부터 관심을 보여 왔다. 로저스가 사외이사직을 수락한 이유엔 아난티가 북한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보유한 국내 유일 민간 기업이고 금강산 리조트 재개장을 비롯해 관광사업 재개에 대한 희망적인 이야기가 나온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로저스는 아난티 주식을 1806억 원어치 보유한 중국 최대 민간 투자회사인 ‘민생투자’와 가까운 관계다. 민생투자는 아난티 지분을 33.24%(9월말 기준) 보유하고 있다.
아난티는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2004년 12월에 착공해 3년여 후 ‘금강산 아난티 골프 & 온천 리조트’를 완공해 2008년 5월에 문을 열었다.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51만 평 대지를 50년간 재임대해 18홀 규모의 골프코스와 프라이빗 온천장을 겸비한 리조트 빌라, 노천온천 등을 지었다. 정식 개장에 앞선 2007년에는 남한 선수들이 참가한 프로골프대회 ‘금강산 아난티 NH 농협오픈’이 개최해 크게 주목받았다.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은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18홀의 코스 전체에서는 비로봉 등 외금강 절경을 감상할 수 있고, 멀리 동해의 장전항까지 내려다보인다. 18개 홀에는 다양한 특징도 담고 있다. 3번홀은 길이가 919m(약 1010야드)나 되는 파7 홀이고, 14번홀은 코스 중 유일하게 2개의 그린으로 조성됐다. 그 중 한 곳은 일명 ‘깔때기 홀 그린’으로 그린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있고 홀의 크기도 일반 기준의 108mm보다 4배 정도 크게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공을 그린에 올리기만 하면 홀인원을 경험할 수 있는 이색 홀이다.
금강산 골프장은 개장 후 2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 2008년 7월 한국인 관광객의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면서 리조트를 남겨두고 철수했다. 이후 남북 관계가 냉각되면서 골프장을 비롯한 리조트는 관리되지 못하고 방치된 상태다.
아난티가 짐 로저스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멈춰선 금강산 리조트 개발과 해외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난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금강산 골프장 관련 사업 등에 대해서 어떠한 예상도 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해외사업 진출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준비하고 있는 만큼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아난티는 경남 남해(아난티 남해)와 경기도 가평(클럽 서울)에 2개의 골프&리조트와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클럽 청담, 아난티 코브(부산 기장), 힐튼 부산 등의 호텔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