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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만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비진에 물이 센다. 초긴장상태다. 30개의 실책 가운데 삼성을 만나서만 9개를 범했다. 경기수가 가장 많기도 했지만 경기당 실책 비율로 따져봐도 삼성과 맞대결에서 유독 실수가 많았다.
문제는 늘 결정적일 때 실책이 빌미가 돼 경기를 뺏겼다는 점이다. 실책을 하더라도 점수까지 연결되지만 않는다면 큰 문제가 안된다.
12번(7승5패)의 맞대결에서 실책이 나왔던 경기는 6번. 그중 5번을 졌고 실책이 나온 8번의 이닝에서는 모두 실점까지 연결됐다. 전부 스코어가 팽팽하던 상황에서 내준 결정적인 실점이었다.
28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실책이 단 한 개 밖에 기록되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실책을 더하면 4개가 나왔다. 0-2로 뒤지던 3회 정근우의 원바운드 송구로 주자를 내보내면서 위기를 자초했고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김강민이 공중에 뜬 타구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석점을 헌납했다.
여기에 SK 야수진들이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타구들도 쉽게 놓치면서 3회 이후로 급격히 분위는 삼성쪽으로 흘렀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것도 삼성이었다.
26일 경기에서도 1회 조인성의 2루 송구 미스로 선취점을 내줬고 1회에만 석점을 내주면서 스코어를 뒤집지 못하고 패했다.임훈(1회), 박정권(4회), 최정(9회) 야수들의 연달은 실책이 나왔던 9일 문학 삼성전에서도 모두 실책이 실점까지 연결됐고 9회 3점을 내주면서 4-5 역전패를 당했다.
4,5월 세 번의 경기에서는 모두 투수들의 실책이었다. 김태훈, 박종훈, 마리오의 악송구로 점수를 뺏겼고 경기까지 내주고 말았다.
튼튼한 수비를 자랑하는 SK 야수들이 삼성을 만나면 유독 작아지는 이유는 뭘까.
전담 관리 인력이 있어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있는 문학구장과 달리 대구의 인조잔디는 바운드나 움직임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인드다.
수비는 집중력의 싸움이라고 했다. 특히나 SK처럼 실력이 대단한 야수진들이라면 그 이유가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최근 경기에서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느슨한 모습을 보이는 등 심리적인 탓이 컸다.
삼성전에서는 오히려 더 잘해야한다는 마음이 선수들을 더욱 긴장하게 했다. 삼성은 그간 늘 우승을 놓고 싸워왔던 팀이다. 올시즌도 어김없이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는 삼성이다. 아무래도 그 맞대결 무게감은 다른 팀들과 다르다. 더욱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다. 게다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더욱 긴장감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대구가 고향인 이만수 감독도 삼성이라는 팀은 애증의 관계다. 감독으로서 다른 팀들보다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게 드는 것이 당연하다.
화제가 됐던 물병 투척 사건(?)도 대구에서 벌어진 일. 대구에서는 중계 카메라들이 이만수 감독의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구에서는 유독 이만수 감독의 표정과 제스쳐가 크다.
이번 대구 3연전에서는 선수단에 ‘외출금지’ 명령도 내렸다. 선수들이 경기에만 더욱 집중해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나온 조치였다. 감독이 28일 경기 도중 이례적으로 덕아웃 앞에서 선수단 미팅을 소집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만큼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감독의 그런 모습에 선수단이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 잘해야한다, 실수하면 안된다’는 심적인 부담이 오히려 플레이를 위축되게 하고 더 많은 실책을 유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