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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트 인사이드) '욕먹는 챔피언' 앤더슨 실바, UFC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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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10.08.06 13:40:47
▲ 앤더슨 실바. 사진=수퍼액션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현 UFC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실바(35.브라질)는 현역 파이터 가운데 전체급을 통틀어 'No.1'의 실력을 자랑한다.

실바는 2006년 6월 크리스 리벤을 1라운드 49초만에 KO시킨 이래 UFC에서 무려 11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UFC 도전 2전만에서 리치 프랭클린(미국)을 꺾고 미들급 챔피언에 올라 4년 가까이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네이트 마쿼트, 댄 헨더슨, 패트릭 코테, 대미안 마이어 등 같은 체급의 강자들이 줄줄이 나가떨어졌다. 심지어 한 체급 위인 라이트헤비급의 전 챔피언이었던 포레스트 그리핀 마저 완전히 농락당했다.

실바의 완벽한 타격기와 괴물같은 운동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너무 강해서 오히려 팬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정도다.

하지만 동시에 실바는 팬들로부터 사랑 대신 욕을 먹는 챔피언이다. 실력은 최강이지만 문제는 경기에 임하는 태도다. 최근들어 실바는 경기에서 무성의한 경기 운영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특히 최근 있었던 탈레스 레이테스, 대미안 마이어 등과의 경기에서 더욱 그랬다. 등을 바닥에 붙이고 소극적으로 나선 레이테스나 마이어 등도 문제였지만 이들과 정면승부를 철저히 피했던 실바의 경기운영도 결코 챔피언 답지 못했다.

심지어 대미안 마이어와의 경기에선 상대를 조롱하기까지 해 UFC를 분노케 했다. 경기 중 대나 화이트 UFC 회장이 실바의 에이전트를 만나 격렬하게 항의를 했을 정도였다. 화이트 회장은 "다음에도 실바가 저런 식으로 싸운다면 바로 퇴출시키겠다"라고 으르렁대기도 했다.

UFC의 속마음은 '욕먹는 챔피언' 실바를 하루 빨리 미들급 챔피언에서 내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것이 마음처럼 쉽지 않다. 공정한 경쟁이 생명인 스포츠 세계에서 무턱대로 불이익을 줄 수는 없는 일. 결국 UFC가 할 일은 실바를 꺾을 강력한 도전자를 내세우는 것 뿐이다.

실바는 오는 8일(한국시간) UFC117 대회에서 또 한번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상대는 차엘 소넨(미국). 미국 국가대표까지 지낸 전형적인 레슬러다. 레슬러 답게 강력한 태클이 강점인 선수다. 바닥에 등이 닿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실바의 스타일을 감안한 UFC의 선택이었다.

소넨은 경기에 앞서 "실바는 맞아야 정신차릴 것", "그는 돈이 급한 창녀보다도 오래 누워있을 것"이라는 등의 도발적인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물론 실바의 집중력을 흐트러트리기 위한 신경전이다.

하지만 실바는 이에 전혀 흔들리지 않은 모습이다. "정말로 유치하다. 저런다고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뿐이다. 오히려 유투브를 통해 코믹한 댄스실력을 뽐내며 특유의 여유만만함을 뽐내기도 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실바는 소넨보다 한수위로 평가된다. 현지 전문가들과 도박사들도 실바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치고 있다.

어쨌든 UFC로선 실바가 큰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만약 실바가 이번 경기까지 승리한다면 UFC는 다음에 더 큰 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현 웰터급 챔피언인 조르쥬 생피에르와의 빅매치를 추진하거나 실바의 라이트헤비급 전향을 권유하는 것 등이 그 것이다.

하지만 BJ 펜도 무너졌고 에밀리아넨코 표도르도 무너졌다. 실바도 우선 이번 경기를 이겨야만 계속 목에 힘을 줄 수 있다. 한편으로 그동안 무성의한 경기로 욕을 먹었던 실바가 이번에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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