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타짜', 영화와의 차별화 위해 무엇을 꾀했나

김용운 기자I 2008.09.17 12:24:52
▲ 드라마 '타짜'(사진=SBS)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SBS의 허영만 시리즈 4탄, 드라마 '타짜'(극본 설준석, 연출 강신효)가 16일 밤 첫 선을 보였다. SBS는 지금까지 '아스팔트 사나이'와 '사랑해', '식객'에 이어 '타짜'까지 허영만 화백 원작의 드라마를 잇따라 방영하며 허 화백 작품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타짜'는 스포츠 신문에 연재됐던 허영만 화백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다. 연재 당시 이미 장안의 화제가 됐으며 2006년 최동훈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680만 관객을 모아 흥행에 성공했다.

‘타짜’는 한국사회에서 어른들에게 가장 친근하고 위험한 놀이 중에 하나인 화투를 소재로 했다. 도박을 다룬 만큼 TV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타짜'는 만화로 시작해 영화를 거쳐 결국 TV 드라마로 재탄생됐다.

16일 첫 선을 보인 '타짜'는 영화와 확연하게 다른 모양새로 출발했다. 우선 주인공 고니(장혁 분)가 후에 타짜가 된 개연성을 높였다. 어린 시절 고니의 아버지가 아귀(김갑수 분)의 도박판에서 판돈을 잃고 사고로 죽는 장면을 통해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타짜가 되는 고니의 앞날을 암시했던 것. 또한 아귀의 라이벌이며 화투의 고수 평경장(임현식 분) 밑에서 동문수학한 대호(이기영 분)를 고니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로 설정해 아귀와의 긴장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고니가 도박판에 뛰어든 배경이 영화와 드라마에선 차이가 난다. 영화에서 고니가 타짜가 된 것은 고니 본인이 도박판에서 돈을 잃고 이를 되찾기 위해 도박판을 전전하다 평경장의 제자로 들어가 타짜가 됐다. 그러나 드라마에서는 고니에게 ‘아버지의 원수 아귀에 대한 복수’라는 당위성을 부여해 그의 도박을 합리화(?)한다. 단순한 도박드라마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한 설정이라 볼 수 있다.

이 밖에 고니의 절친한 친구지만 후에 고니에게 아버지 같은 대호를 궁지에 몰아넣는 영민(김민준 분)과 고니의 첫사랑이자 영민과 삼각관계에 빠지게 되는 난숙(한예슬 분)도 드라마 ‘타짜’가 영화와 차별화되는 캐릭터들이다.

영화 ‘타짜’가 결국 최강의 고수 아귀(김윤석 분)를 만나기 위한 고니의 토너먼트 전이었다면 드라마 ‘타짜’는 고니를 둘러싼 주변 캐릭터들의 얽히고설킨 관계에서 에피소드가 전개될 예정이다. 따라서 드라마의 출발에 비추어봤을 때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는 영화처럼 아귀와 고니의 대결에 있다기보다 고니와 영민의 대결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

16일 방영된 '타짜' 1회는 분명 영화와는 다른 구도와 캐릭터로 영화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회 중반 당구장에서 영민을 처음 만난 고니가 영민에게 영화 ‘친구’에서처럼 “내가 너 시다바리냐”며 시비가 붙었던 것처럼 드라마는 방영 내내 영화 ‘타짜’와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영화 ‘타짜’가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여운을 남겼기 때문이다.

SBS 드라마국의 구본근 국장은 드라마 ‘타짜’에 대해 “아무래도 영화가 6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만큼 드라마 방영 내내 영화와 비교를 많이 당할 것”이라며 “그러나 원작과 영화에서 캐릭터와 일부 설정을 가져왔을 뿐 전혀 다른 작품이 나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타짜' 1회는 12.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드라마인 MBC '에덴의 동쪽'의 1회 시청률 11.3%에 비하면 1.6%포인트 앞선 출발이다.

▶ 관련기사 ◀
☞'타짜' 12.9%로 출발...'에덴의 동쪽' 첫회보다 앞서
☞'타짜' 16일 첫방송, '에덴의 동쪽'에 도전장
☞[VOD]와우 현장 보고서-'화제만발', 드라마 '타짜' 제작발표회
☞'타짜' 포스터 공개, '에덴의 동쪽'과 경쟁 이상 無
☞[만화愛 빠진 대중문화①]'식객'·'타짜'...만화의 상상력, TV 스크린을 장악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