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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 소녀 된 미스 춘향…락킷걸 한이슬 이야기[인터뷰]①

김현식 기자I 2023.05.03 12:10:00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제가 록을 하다고 하면 ‘너 왜 저항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편견을 깨고 싶어요.”

이채로운 행보를 걸은 끝 인디 음악씬에서 활동 중인 가수 락킷걸(Rockit girl, 한이슬)이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2000년생 신예인 락킷걸의 이력은 표현 그대로 이채롭다. 락킷걸은 2017년 열린 제87회 전국춘향선발대회에 참가해 500여명의 참가자 중 6위에 해당하는 ‘현’으로 꼽혔다. 당시 ‘최연소 미스춘향’으로 불리며 화제를 뿌렸다.

“어머니 지인 분의 참가 권유로 알게 된 대회였어요. 대회 정보를 찾아보다가 춘향이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껴 지원하게 됐고요. 아, 그때 제가 17세였는데 마침 17세부터 참가할 수 있는 대회라 운명이다 싶기도 했어요. (미소). ‘미스춘향’ 출신 분들과는 지금도 봉사 단체 ‘예음회’ 활동을 통해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K팝 아이돌계와도 인연이 있다. 중학생 때부터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했고 JTBC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나인’에도 참가했다.

“한때는 아이돌이 되고 싶단 꿈이 있었는데 ‘믹스나인’에 출연하고 나서 저와는 맞지 않는 길이라는 걸 확실히 깨달았어요. 애초 걸그룹 활동을 미친 듯이 해보고 싶었다기보단 무대에 오르는 걸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기도 했고요.”

방황의 시기를 보낼 때 접한 게 바로 록 음악이다. 락킷걸은 “홍대 롤링홀에서 열린 밴드 트랜스픽션 공연을 보고 벅차오르는 희열을 느꼈다.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밴드 음악 사운드가 제 마음을 움직였다”고 돌아봤다.

락킷걸의 록 뮤지션 활동은 그렇게 시작됐다. 애초 2019년 데뷔 당시에는 듀오 체제였는데 이듬해 멤버 델라가 탈퇴하면서 1인 체제가 됐다. 공연 활동의 경우 음반 제작 및 음악 프로듀싱을 돕고 있는 트랙스픽션 기타리스트 전호진을 비롯한 밴드 연주자들과 함께한다. 이른바 ‘락킷걸 밴드’다.

“저를 록의 세계에 빠지게 한 공연을 펼친 장본인인 전호진 프로듀서님과 계속해서 음악적 협업을 이어가고 있어요. 지금도 록 음악을 공부해나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최근엔 새 EP(미니앨범) ‘좀비’(Zombie)를 발매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좀비’를 포함해 ‘라스트 오브 어스’(Last of Us), ‘레지스탕스’(Resistance), ‘크레이지 러브’(Crazy Love) 등을 함께 담은 앨범이다. 락킷걸은 그동안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록 음악을 주로 선보였는데 이번엔 강렬한 메탈 록 트랙들로 앨범을 구성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했고, 고민 끝 록 장르 안에 있는 다양한 카테고리 중 메탈 택했어요. 사실 메탈은 예전부터 건드려보고 싶었던 카데고리였는데, 너무 한번에 음악색깔이 확 바뀌면 팬 분들이 놀라실까 봐 타이밍을 보고 있었어요. (미소). 수록곡 중 ‘라스트 오브 어스’의 경우 2~3년여 전쯤부터 작업했던 곡이기도 해요.”

앨범 타이틀곡 ‘좀비’는 좀비가 존재하는 세상을 상상하며 작업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곡이다. ‘제발 날 깨물지 마’, ‘제발 날 죽이지 마’ 등 좀비를 대면한 상황을 떠오르게 하는 생동감 넘치는 노랫말이 특징이다.

“제가 가장 애정하는 곡이라 타이틀곡으로 택했어요. 평소 ‘워킹 데드’ 같은 좀비물을 즐겨보기도 해서 현 시대가 좀비 세상이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며 가사를 썼어요. 2~3개월 전쯤 완성한 따끈따끈한 곡입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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