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육성 응원을 금지하고 있지만 중국 관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큰 목소리로 응원을 펼쳤다. 경기장에서 이를 지켜본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와 박장혁(24·스포츠토토)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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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관중석 한쪽에서 중국인 응원단이 큰 소리로 “짜요”를 외쳤다. 출전 선수들이 출발을 앞두고 스타팅 라인으로 모인 순간이었다. 이를 들은 곽윤기는“짜요가 웬말이냐. 이건 매너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고, 박장혁 역시 “육성 응원을 못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출발선에 섰는데”라며 “다른 소리 날 때는 조용히 하라고 하더니, 중국인들이 하니까 조용히 하라는 말도 늦게 한다. 할 거 다 하도록 한 다음에야 조용히 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곽윤기 역시 “맞다. 평소에는 ‘쉿’ 이러더니 (중국 응원에는 관대하다)”라며 동의했다. 하지만 중국 응원단의 큰 소리는 계속됐고 결국 심판이 스타팅건을 쏘기 직전 ‘쉿’ 소리를 내 응원을 멈추게 했다.
실제로 곽윤기가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에서는 매우 선명하고 또렷하게 ‘짜요’를 여러 번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객석 곳곳에서 들리는 듯 하더니, 이후에는 다함께 박자를 맞춰 더 힘차게 ‘짜요’를 외쳤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중국인들에게만 관중석을 허락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어도 중국인이 아니라면 입장할 수 없으며 입장 인원은 경기장 수용 규모의 30~50%이다. 중국은 이 같은 지침을 정하면서 동시에 육성 응원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지난 4일 개막식에서부터 지켜지지 않았다. 중국 관중들은 식전 행사 막바지 시진핑 국가주석이 입장하자 큰 환호성을 터뜨렸고, 중국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함성으로 경기장을 채웠다. 이후에도 중국 대표팀이 경기하는 모든 곳에서 ‘짜요’ 응원이 등장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중국 관중들의 응원이 모두 끝난 후에야 조용히 해 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11일 이준서(22·한국체대)는 남자 쇼트트랙 500m 예선 1조 경기에서 추월을 시도하던 중 중심을 잃고 넘어져 실격당해 탈락했다. 이날 역시 출발 전부터 “짜요”를 소리치며 응원을 이어가 경기 진행자가 조용히 시킬 정도였던 중국 관중들은 경기 결과가 나오자 이준서의 실격을 확인한 뒤 노골적으로 환호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의 일부 종목 선수들은 올림픽 전 이런 상황을 예측해 중국 응원 소리를 틀어놓고 경기하는 훈련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