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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석은 25일 크리스마스날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1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블로킹을 무려 10개나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서브득점도 2개나 기록하는 등 15득점을 책임져 한국전력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견인했다.
신영석은 고비마다 삼성화재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저지해 경기 흐름을 한국전력 쪽으로 가져왔다. 삼성화재는 젊은 토종선수들의 패기로 맞섰지만 신영석이 구축한 철옹성 같은 블로킹벽을 뚫지 못했다.
이날 신영석이 기록한 블로킹 10개는 역대 V리그 한 경기 최다 블로킹 11개에 1개 모자란 기록이었다. 아울러 이날 블로킹 10개를 추가하면서 남자부 역대 3번째로 900블로킹을 돌파했다.
개인통산 블로킹을 907개로 늘린 신영석은 역대 2위인 윤봉우(907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선규(1056개)가 보유한 역대 최다 블로킹 기록까지는149개만 남았다.
신영석은 “(이)선규 형이 1000블로킹 했을때 ‘저 산을 넘을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900블로킹 하면서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1000블로킹을 목표로 하진 않겠지만 계속 열심히 하다보면 기록은 자동으로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신영석의 이날 활약이 더 대단한 이유는 따로 있다. 센터 포지션을 맡으면서 동시에 리시브까지 가담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센터는 리시브에 참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영석은 외국인공격수 애디슨 러셀의 리시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꺼이 리시브 역할을 자청했다.
삼성화재는 리시브가 익숙치 않른 신영석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구사했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신영석은 큰 실수 없이 자기 앞으로 날아오는 서브를 받아냈다. 리시브 부담 탓에 속공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대신 신영석 덕분에 리시브 부담을 덜어낸 러셀(29점)이 마음놓고 공격을 펼쳤다.
신영석은 “센터가 리시브를 한다는 것이 솔직히 모험이었다”며 “마치 만화속 배구같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다행히 질 된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전세계에서 리시브 받으면서 속공을 때리는 센터가 없기 때문에 배구 인생에서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아직은 보완할 점이 많지만 조금 더 많이 움직이고 연습을 많이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신영석은 “삼성화재 신장호가 나를 쳐다보며 강하게 서브를 때리길래 나도 기에 눌리지 않으려고 나도 ‘들어와봐’라고 큰소리를 쳤다”며 “상대가 나를 겨냥해서 서브를 많이 날렸는데 앞으로 더 많이 나를 괴롭혀주면 좋겠다”며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의 리시브 부담을 이겨내야 팀이 그전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며 “앞으로 내 역할이 더 중요해진 만큼 계속 더 강한 서브를 받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