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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로잔에 있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7일(현지시간) 도핑 샘플 조작 혐의를 받는 러시아에게 앞으로 2년간 주요 국제스포츠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징계를 내렸다.
이로써 러시아는 2022년 12월 16일까지 국가 자격으로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내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과 카타르 월드컵 등에 이같은 징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더불어 CAS는 같은 기간 동안 러시아가 주요 국제 대회나 행사를 개최할 수 없도록 했다. 올림픽과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대표가 참가할 수도 없다. CAS는 판결문을 통해 “러시아의 행동에 어떠한 타당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징계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내년으로 연기된 유로2020 토너먼트에는 러시아 국기를 들고 참가할 수 있다. 또한 도핑과 무관하다는 점이 입증된 선수들은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조사 결과 러시아가 양성 반응이 나온 도핑 결과를 숨기거나 아예 도핑 샘플을 조작했다고 결론 내리고 4년 간 주요 국제 스포츠대회 참가 금지를 결정했다. 반면 러시아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을지언정 의도적인 데이터 조작은 없었다고 맞서면서 CAS에 이의를 신청했다.
사실 러시아 입장에선 CAS의 결정이 완전한 패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원래 WADA가 요청한 징계 기간은 4년이었다. 하지만 CAS 재판을 통해 징계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에선 CAS가 도핑 이력이 없는 자국 선수들의 대회 출전 기회를 제한하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승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CAS의 이번 판결에 대해 비톨트 반카 WADA 회장은 “전 세계 반도핑 시스템을 뒤엎으려는 어떠한 조직적 부정행위와 단합된 노력도 용납될 수 없다는 명료한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반면 트래비스 타이거트 미국 반도핑위원회(USADA) 위원장은 “깨끗한 선수들과 스포츠 정신, 법 규정에 대한 파멸적인 타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