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아진, "끝순이가 내 흔들림 잡아줬죠"

▲ 최아진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다음 작품을 고르면서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있어요. 평생 연기할 건데 제대로 준비해 놓고 있어야죠.”

최아진은 최근 종영한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보석비빔밥`에서 서끝순 역을 소화한 뒤 이제는 제법 연기자로서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갖게 된 듯했다.

최아진은 고교생이던 지난 2007년 초 가족이 있는 대구에서 연기자의 꿈을 갖고 혼자 서울에 올라왔다. `보석비빔밥` 출연 전 이민호와 호흡을 맞춘 MBC 청소년 특집드라마 `나도 잘 모르지만`, KBS 2TV `내 사랑 금지옥엽`, 영화 `가벼운 잠`에 출연했다. 그러나 혼자 생활을 하며 기회는 좀처럼 잡기 어렵고 경제적으로도 힘에 부치자 대구로 돌아갈 생각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마지막 기회처럼 주어진 게 `보석비빔밥` 캐스팅이었고 최아진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이제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끝순이 왔네”라며 드라마 잘 봤다고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한다. 당연히 대구로 내려가겠다는 소리도 쏙 들어갔다.

 

▲ 최아진

“아주머니들이 최아진이라는 이름은 몰라도 `끝순이`는 알아봐 주세요. 촬영을 할 때는 힘들었지만 드라마가 방송된 뒤에는 칭찬을 많이 받으니 기분이 좋던데요.”

아버지가 요즘은 대구에서 딸 자랑을 하고 다닌다며 “열심히 연기하는 게 효도인 것 같아요”라는 말도 했다.

`보석비빔밥`의 서끝순은 말썽쟁이에 막무가내인 부잣집 막내딸이었다. 최아진은 이 역할을 맡아 극중 어른에게 반항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연기는 물론 얻어맞고 남자친구를 사귀는 등 다양한 모습을 연기했다.

스스로 초반에는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극중 부모 역으로 출연한 박근형, 홍유진의 조언을 받으며 많이 배웠다는 게 최아진의 설명이다.

최아진은 특히 엄마의 와병 소식을 듣고 우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원래 눈물이 많아서 연기할 때 상황에 몰입하다 보니 그냥 눈물이 나오더라고요”라며 “우는 장면을 ENG카메라로 촬영해 여러 번 연기하느라 하루 종일 울었더니 탈진했어요. 한혜숙 선생님이 누워있으라고 할 정도였죠”라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이어 “저라고 부모님께 잘못한 게 없었겠어요? 극 중 역할과 실제 나이가 별로 차이가 안 나서 부모님께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반성하며 연기를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 최아진

여기에 “내 흔들림을 잡아준 드라마”라는 말까지 하는 것을 보면 `보석비빔밥`은 최아진을 배우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한층 성숙시킨 셈이다.

최아진은 `보석비빔밥`의 종영에 아쉬움도 드러냈다.

“처음 시작할 때는 6개월이라는 방송기간이 길다고 느꼈는데 이제 제가 6개월 간 연기한 작품이 끝나고 사람들에게 잊힐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워요.”

한편 최아진은 MC로 새로운 활동에 도전했다. 지난 8일 시작한 MBC 야구 전문 토크프로그램 `야구 읽어주는 남자`에서 허일후 아나운서와 함께 진행을 맡은 것.

최아진은 “야구 룰을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보는 것은 좋아해요”라며 “진행을 배우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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