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KBO는 23일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최종'은 마지막 엔트리의 의미는 있지만 '최고'의 구성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0순위 후보들의 줄사퇴로 1순위 후보들로 짜여진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의 끈을 놓을 필요는 없다. 첫 손 꼽았던 선수들은 아니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실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역전의 한방을 쳐낼 수 있는 맞춤형 대타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승엽 -> 김태균,이대호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이 빠진 자리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그만큼 존재감이 컸기 때문이다.
숫자상으로는 큰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김태균과 이대호가 그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2008시즌 유일하게 OPS(출루율+장타율)가 10할을 넘긴 선수다. 또한 밀어치기와 당겨치기가 모두 가능하다. 좌-중-우의 타구 비율이 각각 30%가 넘는다. 한때 몸쪽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지만 도끼를 찍는듯한 스윙 궤적을 장착, 이마저도 넘어섰다.
이대호는 지난해 조금 주춤하긴 했지만 기대치만큼이 아니었을 뿐 기량까지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일본 전력분석팀이 가장 경계하는 타자 역시 이대호다.
숙제는 이승엽이 지니고 있는 정신적인 전력이다. 대표팀 공격력에 있어서 이승엽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믿음은 자신이 팀의 중심이라는 자각에서 나온다. 김태균과 이대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김태균은 이승엽이 한국에 있을때 부터 그를 목표로 자신의 꿈을 키워왔다. 이대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승엽의 존재감이 어떤 것인지 몸으로 체험한 바 있다.
얼마 전 후루타 전 야쿠르트 감독을 비롯한 일본 야구 전문가들은 이대호에 대해 이런 말을 했다. "몸쪽 공이 들어와도 피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상대의 위협에 흔들리지 않는 담대함을 지녔다는 뜻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대호가 머릿쪽 위협구에도 움찔하지 않고 투수를 노려본 뒤 다음 공을 홈런으로 만들어내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목격한 바 있다. 이는 김태균도 마찬가지다.
상대에겐 위압감을, 동료들에겐 믿음을 안겨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WBC는 한국 야구의 또 하나의 믿을 구석을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박진만 -> 박기혁
유격수 박진만(삼성) 없이 국제대회를 치러본 기억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을 만큼 그의 존재 역시 절대적이었다. 단순히 유격수 한 포지션이 아니라 내야를 진두지휘하는 능력이 그만큼 탁월했다.
박기혁(롯데)은 이미 숫자로는 박진만과 대등한 수준에 올라 있다. 실책(18개)은 많지만 수비수로서의 공헌도를 따지는 레인지 팩터에선 5.38로 5.24의 박진만을 앞서기도 했다.
믿음이란 부분에선 걱정스런 대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박진만이 빠른 타구 판단과 상대 분석 능력을 앞세워 빼어난 타구 예측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기혁은 이미 수비수로서 공을 쫓고 잡고 던지는 능력은 정상급이다. 다만 절체 절명의 위기를 어떻게 넘겨줄 수 있는지는 몸으로 보여주며 믿음을 얻어낼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박기혁에 대한 박진만의 평가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박기혁은 이미 빼어난 기량을 갖고 있다. 내 다음 세대 최고 유격수는 박기혁과 손시헌(두산)일 것이다. 다만 박기혁은 늘 빠르다는 것이 단점이다. 상대 타자에 따라 굳이 빨리 하지 않아도 될 때도 빠르게만 하려 하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동료들에게 신임을 얻으려면 좀 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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