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백천은 서태지와 인연이 깊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 무대를 가진 프로그램인 ‘특종 TV연예’ MC가 임백천이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난 알아요’를 부른 뒤 심사위원들에게 평가를 받는 모습 등이 담긴 해당 방송 영상은 유튜브를 비롯한 온라인상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한 임백천은 “‘특종 TV연예’는 버라이어티하고 스피디한 예능이었다”면서 “신인 가수를 등용문 코너를 만들었을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첫 출연자로 무대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송 데뷔 무대를 갖기 전 이미 젊은층 사이에선 반응이 있던 팀이었다”며 “이대입구역 인근 같은 번화가에 가면 여러 상점에서 ‘난 알아요’가 흘러나오곤 했다”고 회상했다.
임백천은 “서태지와 아이들은 방송에 딱 한 번 나가자마자 스타가 됐고 ‘특종 TV연예’도 서태지와 아이들이 터지면서 같이 터졌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기존의 인물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일뿐 아니라 서태지와 아이들 사례처럼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는 일 또한 PD를 비롯한 방송 관계자들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생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임백천은 서태지가 스타로 떠오른 뒤에도 인연을 이어갔다. 그는 “서태지가 새 앨범을 낼 때 방송사를 골라서 특집 방송을 하곤 했다. 그때마다 제가 MC를 맡았고 전국 투어 콘서트 진행도 담당하면서 굉장히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뒤이어 그는 “데뷔 무대를 봤을 때 록밴드 시나위 베이시스트였던 친구가 스타일을 바꿔 기존의 없던 음악을 한다는 점이 놀라웠다”며 “그 이후에도 크로스오버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국악을 접목한 음악을 선보이는 등 항상 트렌드를 앞서 가는 행보를 지속했던 것을 두고 천재적이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방송가에서 오랜 시간 DJ로 활약한 임백천은 K팝 세계화에 대한 감격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팝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 음악 시장의 메인 스트림에 합류하는 시대가 올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빌보드 핫100 1위는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방탄소년단(BTS)이 해내는 걸 보면서 참 대단하다 싶었다”고 감탄했다.
임백천은 “앞으로 그룹들뿐 아니라 솔로 가수와 록밴드들도 조금만 더 노력하면 빌보드 핫100에 오를 날이 있을 것”이라고 K팝의 전망을 밝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