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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한다,
다저스의 다섯번째 선발로 시즌을 맞이한 류현진은 지난 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쿠어스필드 원정경기에 올시즌 처음 등판했다. 4⅔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구위나 제구력, 투구 운영 능력은 전성기 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미국 야구전문사이트인 ‘브룩스 베이스볼’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콜로라도전에서 던진 77개 투구 가운데 직구는 41개였고 평균 구속은 90.39마일(약 145km)이었다. 체인지업은 15개, 슬라이더는 12개, 커브 9개로 뒤를 이었다.
다만 투구수가 50개를 넘기면서 구속이 떨어졌고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모습이 나왔다. 1회부터 4회까지는 빠른공 평균구속이 90마일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5회 들어선 89.65마일을 기록, 90마일 아래로 떨어졌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구속이 내려갔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거의 2년 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류현진으로선 당연한 모습이기도 했다. 류현진도 “체력적인 부분은 경기를 치르다보면 좋아질 것”이라며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컵스전은 5일 휴식 후 6일만에 나서는 등판이다. 체력적인 부분이 얼마나 올라왔는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80개 안팎의 공을 안정적으로 뿌리고 후유증이 없다면 앞으로도 무난히 계속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다.
▲전혀 달라진 컵스 강타선과 첫 대결
류현진은 과거 컵스를 상대로 강했다. 2차례 선발로 나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2013년 8월 3일 선발로 나와 5⅓이닝 동안 11안타를 내줬지만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2014년 8월 3일에도 컵스와 상대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7이닝 9피안타 2실점으로 팀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하지만 지금의 컵스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현진이 상대했던 2013년, 2014년 컵스는 월드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젊은 선수로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었다. 그런 시기를 거쳐 지난 시즌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오랜 저주를 풀었다.
현재 컵스 소속 선수 가운데 류현진이 상대해본 선수는 단 4명 뿐이다. 중심타자인 앤서니 리조(28)에게는 6타수 1안타 타율 1할6푼7리로 강했다. 제이스 헤이워드(28·10타수 2안타), 존 제이(32·6타수 1안타)와도 좋은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포수인 미겔 몬테로(34)와는 10타수 4안타 타율 4할로 약점을 보였다.
컵스의 간판타자이자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인 크리스 브라이언트(25)와는 상대해본 경험이 없다. 브라이언트는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을 시작한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류현진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타자이기도 하다. 데뷔하자마자 2015년 타율 2할7푼5리 26홈런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오른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타율 2할9푼2리 39홈런을 때려 리그 MVP에 등극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데뷔 첫 해 신인왕에 오른 뒤 2년차에 MVP를 차지한 선수는 브라이언트를 포함, 단 4명 밖에 없다.
올시즌도 방망이가 매섭다. 시즌 초반 3경기에선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이후 최근 4경기에서 17타수 8안타를 기록했다. 한 경기 3안타도 두 번이나 때려냈다.
▲다저스 타선, 좌투수 징크스 이번엔 넘을까
류현진이 선발 대결을 펼칠 상대 투수는 좌완 브렛 앤더슨(29)이다. 지난 해 다저스 재활군에서 부상 재활을 한 인연이 있다.
2009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앤더슨은 2015년 류현진이 부상으로 빠진 다저스 선발진에 합류해 10승 9패 평균자책점 3.69로 선전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부상 때문에 단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번 시즌 컵스에 합류한 앤더슨은 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5⅔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히지만 정상급 선발투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재 컵스 5선발이고 부상 후 재기를 노리는 신세다. 류현진 입장에선 컵스의 에이스인 존 레스터나 제이크 아리에타와 맞대결하지 않는 것은 다행이다.
다만 다저스가 좌투수에게 유독 약하다는 점은 고민이다. 다저스가 12일까지 4패(4승) 가운데 3패가 좌투수 선발에게 당한 것이었다. 올시즌 다저스 타자들은 우투수를 상대로 2할8푼5리 홈런 7개를 때린 반면 좌투수에게는 타율 2할2푼 홈런 2개에 그쳤다. 다저스가 좌투수 징크스를 깨야만 류현진도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