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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음악 시장 불황 속 트로트계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음악의 장르도 '네오 트로트'란 새 옷을 입었고 가수들의 연령층도 다양해졌다. 장윤정의 '이따, 이따요' 등 정통 트로트에 트렌디한 댄스풍의 멜로디를 가미한 '네오 트로트'는 트로트를 '젊게' 했다. 빅뱅 대성, 소녀시대 서현 등 아이돌 그룹 멤버들도 트로트 시장에 뛰어 들어 '트로트 대중화'에 불을 지폈다. 트로트는 이처럼 '진화'의 길을 걸으며 한동안 무너져 갔던 '트로트 왕국'을 재건해갔다.
신인과 중견 가수들도 '트로트계 활황'을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신인가수 홍진영은 '사랑의 배터리'로 20대 트로트 열풍의 선봉장으로 나섰고, 유지나는 '고추'로 중장년 트로트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이에 트로트계에 새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트로트 여자 가수 '20~40' 세 명의 주역인 홍진영, 반지, 유지나를 집중 조명해봤다.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트로트 가수 맞아?'
'트로트계 이효리' 홍진영(24)이 화제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사이다’의 인기 코너 '안나의 실수'를 통해 얼굴을 알린 그가 '사랑의 배터리'로 남심(男心)을 사로 잡고 있는 것.
'댄스퀸' 이효리를 닮은 외모에 늘씬한 몸매는 트로트 가수보다는 섹시 댄스 가수에 어울릴 법 하다. 요즘 트로트 가수 중 군부대 행사 섭외시 각광받는 신성이라는 게 가요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외모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금물. 홍진영은 누구보다 '맛깔스러운' 음색을 지녔다. 여린듯하면서도 부드럽게 꺾기는 구성진 목소리를 들어보면 홍진영은 '트로트 가수'를 타고난 듯 했다.
"음반 준비 하면서 트로트를 막 흥얼거리듯 불렀는데 사람들이 '잘 꺾는다'라고 하더라구요. 원래 제 음색에 '뽕끼'가 있었는데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트로트 음반을 내게됐죠. 지금은 정말 제 옷을 입은 것 같구요."
홍진영은 사실 '중고 신인'이다. 그는 지난 2005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연극 무대를 통해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후 2007년에는 여성그룹 스완으로 잠시 활동한 이력도 있다. '팔방미인'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 나이 스물 넷. 젊은 그가 트로트 가수로 다시 무대에 서는 것이 불편하지는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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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로트에는 '올드하다'는 고정관념이 없어진 것 같아요. 젊은층도 자연스럽게 즐기고 있구요. 저도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를 좋아해서 거부감은 없었어요. 또 주위에서 '노래 좋다'는 반응도 많아 즐겁게 활동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홍진영은 다른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과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을까.
"제 나이에 맞게 발랄한 면도 있지만 노래는 정통적인 트로트 창법을 고수하는 편이에요. 장윤정 씨의 '트위스트'를 작곡한 송결 선생님한테 일년 반 정도 보컬 지옥 훈련을 받았는데 '너 데뷔하면 트로트계가 뒤집히겠다'고 칭찬해주시기도 했어요. 허스키한 목소리가 색다른 맛을 낸다고 하시더라구요."(웃음)
성격도 화통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그녀는 가수 데뷔와 관련 아픈 기억도 마음 속에 아로새겨져 있었다.
집안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조선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아버지는 홍진영의 연예계 데뷔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하지만 아버지는 딸의 가수에 대한 꿈이 강경하자 "가수는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인만큼 지식을 많이 쌓아야한다"며 홍진영에게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을 권유했다. 홍진영은 이에 조선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후 대학원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사 과정까지 밟게 됐다. 지금은 휴학 중이지만 2학기를 마친 상태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학업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그리고 지금 트로트계는 장윤정 씨 이후에 눈에 띌만한 '네오 트로트' 가수가 없는게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트로트계의 새 배터리가 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당분간 한 우물만파서 트로트하면 홍진영이 떠오를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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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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