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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유럽 DP월드투어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 1라운드 6번홀(파4·483야드). 안병훈이 티샷한 공이 306야드 날아가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 세바스티안 쇠더베리(스웨덴), 조하네스 비어맨(미국)가 친 공보다 더 멀리 날아가 떨어졌다. 웅장한 티샷 소리와 함께 뻗어 날아가는 공을 본 갤러리들은 “대단하다”라며 감탄했다.
이날 안병훈의 조에는 골프를 배우는 학생들이 따라다니며 관전했고, 폭발적인 티샷과 안정적인 퍼트로 버디를 쓸어 담는 모습에 감탄했다.
세계랭킹 34위 안병훈이 KPGA 투어 대회에 참가한 것은 2018년 9월 신한동해오픈 이후 6년 1개월 만이다. 그동안 PGA 투어 활동에 전념하느라 국내 대회에 자주 나오지 못했다.
안병훈은 올해 PGA 투어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4위(317.1야드)에 오른 장타자다. 안병훈보다 더 멀리 친 선수는 캐머런 챔프(323.4야드), 로리 매킬로이(320.2야드), 케빈 도허티(318.5야드) 단 3명뿐일 정도로 그의 장타력은 손에 꼽힌다.
장타를 앞세운 안병훈은 이날 버디 7개를 쓸어 담는 원동력이 됐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안병훈은 13번홀까지 파 행진을 했다. 14번홀(파4)에서 116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 샷을 1.5m에 붙인 뒤 이날 첫 버디를 낚았다. 그 뒤 16번홀(파4)과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후반 들어서도 버디 행진이 계속됐다. 2번홀(파4)부터 4번홀(파4)까이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5번홀(파3)부터 위기가 왔다. 티샷한 공이 그린 뒤에 떨어졌다. 공이 장애물 근처에 떨어져 구제받고 드롭한 뒤 퍼터로 공을 굴려 1.5m 거리에 붙였고 파 퍼트를 넣어 타수를 지켰다. 하지만 6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안병훈은 약 2.5m 파 퍼트가 빗나가 이날 처음으로 타수를 잃었다. 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곧바로 바운스백에 성공했으나 9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리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3타 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안병훈은 파 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이날 두 번째 보기를 적어내 5언더파 67타로 1라운드를 끝마쳤다.
안병훈은 이날 티샷을 3차례 300야드 이상 날렸고, 2번홀(파4)에서 312야드로 가장 멀리 보냈다. 이틀 전 내린 비로 페어웨이가 젖어 있어 공이 떨어진 뒤 많이 구르지 않은 탓에 거리 손실이 있었음에도 폭발적인 장타 효과를 봤다.
경기 뒤 안병훈은 “아쉬운 홀도 있었으나 티샷부터 세컨드샷 그리고 퍼트까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라며 “미국에서도 경기할 때 한국 팬들이 응원 오면 힘이 났는데 여기에선 대부분 한국 팬들이어서 재미있고 힘이 됐다. 주말까지 많은 분이 경기장에 나와 응원해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안병훈은 올해 PGA 투어에서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준우승과 3위 등 5차례 톱10을 기록했고, 12경기에서 톱25에 들어 587만1643달러의 상금을 벌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한 안병훈은 2015~2016시즌 데뷔 이후 처음으로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출했다.
안병훈은 “골프가 한 번에 변한 것이 아니라 몇 년 전에도 샷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때보다 더 안정을 찾았다”라며 “올해 샷과 스윙이 이전보다 더 좋아진 것보다는 실수가 줄고 훨씬 안정적인 경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비결을 꼽았다.
첫날 순조로운 출발을 보인 안병훈은 2015년 이후 멈춘 우승 행진 재가동의 기회를 잡았다. 안병훈은 2015년 DP월드투어 BMW 챔피언십과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두 번 우승해다.
안병훈은 “(우승) 계획은 항상 하고 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면 좋겠지만 골프라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다”라며 “시작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남은 사흘 동안에도 제 실력이 다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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