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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닐로 소속사 대표 "우리는 적폐세력이 아닙니다"

박현택 기자I 2018.04.19 11:18:30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대표
[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한 영세 기획사 대표는 가수 닐로의 음원차트 1위로 불거진 그 소속사 리메즈 엔터테인먼트의 조작 논란에 대해 ‘애처롭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이 ‘20대 후반의 젊은이가 사장으로 있는 소속사의 한 생소한 가수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아이돌을 꺾고 차트 1위를 석권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라면 수천·수만의 군소 기획사들과 인디레이블, 무명의 아티스트들 그토록 바랐던 영광의 스토리가 꿈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준 사례이다.

리메즈의 이 신화가 ‘조작’이라면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고문을 안기고 대중을 기만하며 생태계를 흐린 범죄일 것이지만, 동시에 조작 없이는 아이돌 팬덤을 이길 수 없는 ‘차트’에 대한 실망감이 애처롭다는 표현으로 응축 된 셈이다.

리메즈의 이시우 대표가 사재기 등을 통해 차트를 조작한것이 아니라면, 그는 한국 가요사에 전무후무한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려도 무방하다. ‘불러도 대답없는’ 작은 공연장을 나와, 방송 출연에 얽메이지 않으며 홍보의 장을 SNS라는 광활하고 빠른 영역까지 넓힌 선구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팬덤의 크기와 그 의리로 줄세우기와 올킬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차트 속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장본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핵심은 비정상적인 그래프를 그리며 완성한 1위가 ‘역주행인지, 사재기인지’의 여부다. 금전적 대가를 요구하는 SNS 페이지를 통한 홍보가 마케팅인가 어뷰징인가의 문제는 그 다음.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파워블로거가 돈을 받고 특정 음식점을 맛집이라고 소개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들이 미슐랭 가이드까지 조작 하는것이 가능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시우 대표는 과연 희대의 사기꾼일까, 아니면 돌팔매 하나로 골리앗에 맞서 이긴 다윗일까. 17일, 서울 연남동의 리메즈 사옥에서 이시우 대표를 만났다.

- 의혹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당황했습니다. 잘못한게 없더라도 대중과 팬들이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다면 분명한 대응을 하는 것이 맞지만, 워낙 이런 경우가 저희로서도 처음이고 부담스러워 어떤 말씀을 어떻게 드려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 리메즈가 보유한 페이스북(SNS) 음악페이지는 무엇이 있습니까.

△직접 보유한 페이지가 있고, 제휴 관계인 페이지가 있습니다. 보유 페이지 중에는 ‘너를 위한 뮤직차트’, ‘감성플레이어’ 등이 있고, 제휴 페이지 중에는 ‘요즘핫하다는 노래’, ‘역대급 노래 동영상’ 등이 있습니다.

- 보유 페이지와 제휴 페이지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보유 페이지는 게시물 등록을 대가로 돈을 내지 않지만 제휴 페이지는 금액을 지불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 보유 페이지에 게시물을 올려주는 대가로는 돈을 받지 않습니까.

△콘텐츠 제작 비용이지, 페이지에 올려주는 대가는 아닙니다. 콘텐츠 제작에 대한 비용을 받고, 부수적으로 자사 보유 페이지에도 그 콘텐츠를 올려주는 개념입니다.

- 콘텐츠를 제작해주는 역량이라면 다른 전문 회사를 찾을 법합니다. 이를테면 ‘XX 라이브’, ‘XX 돋는 영상’ 같은 경우 영상 콘텐츠 자체의 기술적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거든요. 페이지에 올려주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고 리메즈를 택하는 것이 아닐까요.

△지난 5년동안 수만개의 동영상을 보고 분석해왔습니다. 어떤 소셜미디어 페이지에 올리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콘텐츠를 뿌리느냐 입니다. 대중이 열광할만한 콘텐츠는 ‘팔로우’가 100명이 안되는 곳에 올려도 삽시간에 확산이 가능하죠. 그렇기에 자사 보유 페이지에 올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는 개념이라기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부수적으로 그것을 우리 페이지에도 올려주는 개념입니다.

- 리메즈의 소셜마케팅이 마케팅이 아닌 어뷰징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만약 페북 음악페이지가 공감버튼을 강제했거나, 영상 안에 음원사이트(구매)로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장치를 해놓았다면. 어뷰징이 될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음악이 좋으니까 무조건 들어라’가 아닌 ‘이 음악이 좋은지 아닌지 들어봐’라고 하고 있는 셈이니까요.



가수 닐로


- 그래프를 분석했을 때 ,닐로와 앞선 장덕철이 차트 역주행은, 윤종신, EXID, 한동근 등 다른 역주행 사례가 보여준 양상이 다릅니다. 닐로의 ‘지나오다’는 역주행을 촉발할 만한 사건도 없이 불과 한달 만이라는 ‘사상 최단 시간’에 600위에서 1위에 올랐고요.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요.

△사실 그동안 음악작업이나 홍보에 주력하는 동안 ‘그래프’를 유심히 바라본 적은 없었습니다. 저희도 이번 논란을 통해 닐로의 ‘지나오다’가 그린 그래프를 보며 차트 1위를 해낸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먼저 닐로의 노래가 새벽시간에 듣기 좋은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만, 이것만으로는 모든 의심을 걷어낼 수 없음을 압니다. 이런 분석도 있었습니다. 차트를 본 네티즌들이 ‘닐로’라는 가수가 생소하여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더 듣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 점 입니다. XXX, XXX 등의 중견가수나 아이돌의 경우는 그 이름이 차트에서 발견되는 것이 흔한 일이지만, 닐로는 그렇지 않거든요.

- 두가지 모두 일부 차트 상승의 요인은 될 수 있어도, ‘아이돌을 이기고 갑자기 1위’를 할수 있는 원동력으로 보이진 않는데요.

△결국은 소셜미디어의 공감력과 확산성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이 대중에게 도달하는 양이 서서히 많아지면서 차근차근 순위가 높아져 차트에 노출된 것이지요. 처음부터 순위가 높았던것은 아니고 서서히 100위권 안에 들었습니다.

- 문제는 서서히 저변을 넓힌 그 다음입니다. 닐로는 아이돌 팬덤이 스밍으로 ‘총공’을 하는 새벽 시간대에 갑자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1위를 차지했는데요.

△사실 그 부분은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는게 맞습니다. 그 그래프가 보여준 의미와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모른다’는 말로 회피하는것이 아닙니다.말씀드린것 처럼 그래프 추이를 분석해가며 음악작업을 하고 홍보활동을 하진 않습니다. 소셜마케팅의 효과가 차트에서 어떤 양상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주도면밀한 분석은 아직 되어있지 않은게 사실이고, 저희도 꼭 알고 싶은 부분 입니다.

- 앞서 그 비결은 ‘우리의 노하우’ 라며 밝힐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소통의 과정에서 의미가 잘못 전달된 것 같습니다. 닐로의 선전에 대한 원동력을 물으시기에 마케팅 노하우를 통해 이룩한 것이라는 취지 정도만을 말씀드린 것이지 ‘그 시간대에 가파르게 차트 순위를 높일 수 있는 특정 ’비결‘(노하우)가 있다’고 답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룹 장덕철
- 특정한 노하우가 ‘없다’는 게 더 현실적이긴 합니다. 그런 노하우가 존재한다면 대한민국 음악계의 판도를 단숨에 바뀔테니까요. 다만 이제까지 드러난 기현상이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노하우’가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음원사재기인데요. 사재기를 하셨습니까.

△사재기는 할 줄도 모르고, 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사재기를 할만한 자금력을 가진 회사도 아니고요. 의혹이 있다면 누군가 꼭 우리를 조사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 어떤 조사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 리메즈 소속 가수들은 음악적인 작업 외에 ‘직원’의 개념으로 비 리메즈 소속 타 가수에 대한 영업활동을 하나요.

△영업 활동은 하지 않습니다.

- 리메즈 소속, ‘퇴근버스’라는 역주행곡으로 알려진 이준호가 2015년, 한 인디레이블 대표에게 접촉해 인스타그램 음악페이지에 대표 소속 가수 A의 홍보를 해주겠다며 제안서를 보낸 일이 있었는데요. 당시 인디레이블 대표가 거절하자, 이준호는 한 음원사이트에서 자신이 가진 여러개의 아이디를 동원, A의 댓글창에 악플을 달고 평점을 깎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대표는 3년 전 이 일을 최근 자신의 SNS에 폭로했고요.

△얼마전 그 SNS 글을 통해 뒤늦게 그 사실을 접하고 저희도 놀랐습니다. 이준호가 과거에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운영했다는 사실조차 몰랐기 때문이죠.곧바로 이준호에게 확인을 했고, ‘팩트만을 말해줄 것’을 요구했죠. 그로부터 들은 말은 당시에도, 지금도 그 대표님께 죄송한 마음뿐이고, 해당 페이지는 리메즈와의 계약 전에 동생에 맡기고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 입니다.

- 앙심을 품고 악플을 달고 고의로 평점을 깎았다면 ‘추잡하고 경솔한 행동’ 쯤이 될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량의 아이디’를 보유했음이 드러난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사재기의 시작은 ‘다량의 아이디’ 아닐까요. 그런 그가 현재 리메즈의 소속으로 되어있고, 리메즈는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회사입니다.

△물론 이준호가 현재 리메즈 소속이니 저희 입장에서도 소속 아티스트의 불찰에 사과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비약하여 닐로 등 가수의 사재기 의혹과 연결시키는 것은 절대 동의할수 없습니다.

(이준호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댓글과 평점을 깎을 때 다수의 ‘유령아이디’를 이용했던 정황에 대해서 “당시 가지고 있던 멜론 아이디가 총 5개였다”며 “철없고 경솔한 행동임이 맞지만 뉴스에서 볼법한 음성적인 조직을 통한 아이디 생성이라기보다 제 아이디와, 어머니, 이모 동생 등 가족 명의를 아이디로 만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 리메즈의 마케팅 노하우는 역주행으로만 가능한 것인지요. 정주행은 왜 안될까요

△장덕철이나 닐로가 음원을 내자마자 차트 1위를 했다면 그것이 조작 아닐까요. 몰랐던 가수의 음악이 점차 저변을 넓혀가고 입소문을 타고 타인에게 추천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역주행이 많은 듯합니다.



가수 이준호
- 최근 닐로의 노래가 멜론 50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한 것도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최근 한 중견가수 A씨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닐로의 곡을 커버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이 원동력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 차트만큼 대중이 닐로의 인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페이스북에 닐로에 관한 게시물의 댓글은 (논란 전에도)몇 만개씩 달리곤 했습니다. 인스타 포스팅은 몇천개에 달했고요

- 예를들어 볼빨간 사춘기라면 차트 1위는 물론 ‘대세감’까지 느낄수 있었습니다. 닐로의 SNS나 페북 반응이 좋았더라도 대세감은 없었다고 보는데요.

△저변을 넓혀 1위에 올랐고, TV나 라디오 등에도 섭외를 받으며 점점 ‘대세감’을 드릴 수 있게되기 직전에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논란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그 대세감 만큼의 좋지않은 인지도를 얻었지만요. 장덕철도 세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아닌 1명인줄 아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행사도 하고 활동도 하면서 점차 더 유명해졌죠.

- 조작이 사실이든 아니든,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실 예정인지.

△장덕철은 리메즈를 만나기 전, 수년간 전국을 돌며 버스킹을 하며 자신들을 알리기위해 노력했습니다. 닐로 역시 약 10년이란 시간 동안 마땅한 수입도 없이 버스킹을 하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습니다. 리메즈의 꿈은 예나 지금이나 ‘공정한 생태계’ 입니다. 재능있고 실 력있는 아티스트들이 꼭 방송에 나가지 않더라도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시장 말이죠. 리메즈와 닐로, 장덕철은 적폐세력이 아닙니다. 그들의 소중한 음악성과 음악에 대한 열정, 그리고 리메즈의 믿음을 의심하지 않아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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