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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개봉한 ‘여교사’(감독 김태용, 제작 외유내강)를 본 어느 관객의 반응이다. ‘여교사’는 두 여교사와 한 남학생의 사랑, 질투를 묘사한 치정으로 외양을 꾸몄지만 실상은 두 여교사를 통해 현실사회에 존재하는 계급문제를 다루고 있다.(다음에는 영화에 대한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교사’는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 분) 앞에 학교 이사장을 아버지로 둔 혜영(유인영 분)이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어긋났다. 혜영이 오면서 효주의 정교사 자리가 뺏겼다. 계약직인 효주는 정교사가 될 때까지 결혼은 꿈도 꿀 수 없고, 정교사의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신세다. 그런 때에 번듯한 연인이라도 있으면 의지가 되겠지만 하는 일 없이 얹혀 사는 상우(이희준 분)의 존재가 그녀를 더 힘들게 한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현실에 아무런 표정 없이 무기력하게 살던 효주를 바꿔놓은 건 젊고 예쁘고 능력 있는 아버지를 둔 혜영이다. 효주는 기억도 못 하는데 혜영은 자신이 대학 후배라며 원치 않은 호의를 베푼다. 아버지를 만나자고 꾀어 자신의 능력 좋은 약혼자 종찬(이기우 분)을 소개키시고 종찬의 회사에서 새롭게 출시하는 제품이라며 비싼 화장품을 손에 들려 준다. 효주는 “비싼 밥에 이 따위 화장품 얹어주면 좋아할 줄 알았냐”고 화를 내고, 혜영은 자신의 호의를 밀어내고 곡해하는 효주를 이해를 못 한다. 이어진 한 학생의 휴대폰 몰카 사건은 계약직인 효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때마침 목격한 혜영과 재하(이원근 분)의 부적절한 관계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던 효주의 욕망을 건드린다.
효주의 비뚤어진 욕망에 동조하게 되는 건 그녀의 삶에서 부모의 부와 계급이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수저론’ 임신 및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단녀’ 취업란 등 사회적 압박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 등 현실사회가 당면한 각종 과제와 문제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학교는 현실사회의 축소판이며, 가장 도덕적이고 윤리적이어야 할 학교에서 금단의 사랑이라는 문제를 통해(어느 순간 그 문제는 희석되고) 부조리한 현실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농도 짙게 드러내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여교사’는 올해 첫 여성영화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톱50에 든 여성영화는 ‘덕혜옹주’ ‘아가씨’ ‘귀향’ ‘굿바이 싱글’ ‘미씽:사라진 여자’ 5편에 불과했고, 톱10에 든 여성영화는 ‘덕혜옹주’ 한 편이다. 몇 년째 영화계는 남성 멀티캐스팅 영화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덕혜옹주’ ‘아가씨’가 작품성과 대중성까지 사로잡으며 관심을 받았다. ‘여교사’는 ‘거인’으로 파란을 일으킨 김태용의 감독의 신작이다. ‘여교사’가 여성영화로서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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