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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인조 B.A.P를 비롯해 방탄소년단, 탑독, 알파벳 등 신인들까지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빠르게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 그룹의 약진으로 JYJ, 빅뱅, 슈퍼주니어, 인피니트 등 기존 A급 그룹의 행보도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남자 그룹은 방송사 가요프로그램에서의 활동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각 음악 사이트 차트에서 남자 그룹들은 최근 컴백한 투애니원과 소녀시대를 비롯한 걸그룹들의 강세에 밀리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가요 시장의 지형도가 변할 것으로 보인다.
남자 그룹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퍼포먼스와 강렬한 보컬, 랩으로 가요 프로그램의 타깃 시청층인 10대 여학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각 가요프로그램의 방송 당일 해당 방송사 앞에는 남자 그룹들을 응원하는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든 여학생 무리의 모습을 보는 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이들이 무대에 오르면 각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은 이들의 이름과 노래 제목 등으로 뒤덮인다.
B.A.P는 지난달 3일 발매한 첫 정규앨범 ‘퍼스트 센서빌리티’의 타이틀곡 ‘1004(Angel)’로 활동 2주 만에 가요프로그램 첫 1위에 올랐다. 케이블채널 MBC뮤직 ‘쇼 챔피언’과 지상파 KBS2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에서 연이어 1위를 꿰찼다. 앨범은 발매 첫주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 1위를 내달렸다.
방탄소년단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진행된, 2013년을 결산하는 각종 K팝 시상식에서 5개의 신인상을 받은 뒤 인지도가 한층 높아졌다. 탑독은 지난해 10월 데뷔, 아직 6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팬 수가 1만 2000명을 돌파했다. 아이돌 그룹들이 증가하면서 팬들을 끌어 모으는 것도 경쟁이 됐다. 1년이 되도록 5000명 정도의 팬을 확보하는 것도 힘겨워하는 그룹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탑독 등 남자 그룹들의 최근 팬 증가 속도는 다른 가수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다.
올 초 컴백한 걸그룹들이 선정성 논란에 휩싸인 시점과 맞물려 남자 그룹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게 눈길을 끈다. 걸스데이, AOA 등이 과감한 퍼포먼스로 선정성 논란을 빚은 뒤 걸그룹들이 파격적이라고 할 만한 콘셉트로 연이어 컴백을 하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규제에 나섰다. 이로 인해 방송사 가요프로그램 제작진은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각 걸그룹들의 의상과 안무에 관여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전후해 남자 그룹들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걸그룹들의 위기(?)가 남자 그룹들에게는 기회가 된 셈이다.
최근 각종 K팝 시상식에서 대상을 휩쓴 2년차 남자 그룹 엑소가 남자 그룹들에 대한 관심을 돌려놓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엑소가 팬덤을 형성하고 두각을 나타내면서 남자 그룹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킨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유행은 돌고 돌기 마련인데 남자 그룹들이 제대로 바통을 이어받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