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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루 캐릭터가 어렵지 않았나
(강마루는 여자친구인 한재희(박시연 분)가 살인을 저지르자 모든 죄를 뒤집어쓴다. 그러다 여자친구가 배신하자 복수에 나서는 비정한 캐릭터다.)
▲이렇게 캐릭터 변화가 많은 드라마는 처음이다. 대서사극을 한 것 같다. 마지막에는 7년 뒤로 가 또 다른 연기를 보여줘야 했으니까. 생방송 수준의 빠듯한 스케줄에서 감정과 캐릭터 변화를 모두 챙기는 게 버겁더라. 대사도 어려웠다. 내 연기 경력과 나이에 소화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에 시작 전 겁도 많이 났다. ’내가 감정을 잘 살릴 수 있을까‘ 의심도 했다. 다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애착이 컸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냈다. 18회에서 서은기(문채원 분)가 키스한 후 눈 뜬 장면도 작가님에게 얘기했던 부분인데 반영이 됐다. 현장에서 문채원과 함께 계속 고민했다.
-드라마 속 나레이션이 많았다
▲그 점이 신선했다. 신경을 정말 많이 썼다. 강마루는 상대방에게 감정을 절대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다. 첫사랑인 재희에게 결별을 통보하면서도 그 앞이 아닌 돌아서서 혼자 우는 식이었으니까. 나레이션은 강마루의 속내가 묻어나는 유일한 장치였다. 그래서 KBS 별관 녹음실 가서 다시 녹음하고 공을 많이 들였다. 나레이션 만큼은 놓치지 않고 싶었다랄까.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보다 더 잘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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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루 주제곡 ’정말‘을 직접 불렀다.)
▲O.S.T는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린다. 노래를 못해서 부끄럽고. 그냥 정직하게 불렀다. 영화 인터뷰를 여럿 소화하고 바로 녹음실에 가서 목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상황이라 아쉬움은 남는다. 나중에 생각해보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긴 하다.
-’성균관 스캔들‘로 주목받아 발랄한 이미지가 강했다. ’착한 남자‘ 제작 당시만 해도 ’송중기가 과연 어두운 캐릭터를 할 수 있을까‘란 의심의 눈초리도 적잖았다. 연기는 만족하나
▲예전에 드라마 ’산부인과‘를 할 때 차태현 선배가 나한테 ’니가 과연 진지한 거 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시청자 여러분도 아마 그 마음이었을 것 같다. 그런데 솔직히 난 큰 부담감은 없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란 걱정보다 ’과연 사람들이 변한 날 받아줄 수 있을까‘란 걱정을 더했다. 내가 내 안에 그런 어두운 면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다. 그러다 대본 받고 더 용기가 났다. ’늑대 소년‘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에서는 문채원과 영화에서는 박보영과 연인 연기를 했다. 상대 여배우를 비교하자면
▲박보영은 내게 편한 친구다. 배우로서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평소 친했던 사이라 현장에서도 즐거웠다. 힘들다는 얘기를 한 번도 안 해 오히려 감동 받았다. 문채원은 정말 예상 외였다. 그렇게 성실한 친구인 줄 몰랐다. 나는 빠듯한 스케줄에 쫒겨 대사 일부를 못 외우면 먼저 잠을 자고 ’리허설 때 외우면 되지‘라고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문채원은 이틀 밤을 안 자도 집중력을 놓지 않더라.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정말 두 동생에게 진심으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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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칸남자’가 ‘착한남자’로 제목이 바뀌었다
▲솔직히 말하면 속상했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권한 밖의 일이라 잊으려고 노력했다. 계속 속상해있다가는 연기에 방해될 거 같더라. 마지막회 때 ‘강마루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다’로 나가 속이 후련했다.
-인기가 좋다. 기분이 어떤가
▲매니저가 (다음작품) 내 출연료를 올리려고 하는 것 같더라.(웃음) ’늑대 소년‘이 흥행이라 들뜨더라. 사람이 사람인지라. 진짜 복 많은 ’놈‘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관객 수 체크하느라)영진위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기도 했다. 아차 싶더라. 그래서 드라마에 집중하려고 되도록 마음 차분하게 하려 노력했다. 인기가 좋다는 걸 아직 모르겠다. 다만, 행복하긴 하다.
-왜 여자에게 인기라고 생각하나
▲글쎄.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진짜 나와 다른 모습은 있다. 많은 분이 날 ’우유 같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실제로 만나면 ’성격은 안 그렇네‘라고들 하신다.
-차기작은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 당분간은 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