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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공포영화? 올해는 `글쎄~`

장서윤 기자I 2011.08.12 10:37:27
▲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사진 위)과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 스틸.


[이데일리 스타in 장서윤 기자] ‘올 여름엔 공포영화, 아니죠~’

여름 시즌을 겨냥해 출격한 한국 공포영화 3편이 5일 개봉한 ‘기생령’(감독 고석진)을 끝으로 모두 공개됐다. 앞서 6월 개봉한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감독 김곡·김선, 이하 `화이트`)와 7월 개봉작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감독 변승욱, 이하 ‘고양이’) 등 올해 한국산 공포물 3편은 소재는 다양했지만, 작품성과 흥행 모두에서 ‘글쎄’라는 물음표를 던졌다.

제일 먼저 출격한 ‘화이트’는 걸그룹을 주제로 10대 아이돌 스타들의 이면을 그렸다. 티아라의 함은정, 아역 모델 출신 최아라, 황우슬혜 등이 출연, 걸그룹 ‘핑크돌즈’의 멤버들이 의문의 비디오테이프를 접하면서 벌어지는 일화를 담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고양이에 얽힌 의문사를 다룬 박민영 주연의 ‘고양이’는 ‘아저씨’의 헤로인 김새론의 친동생인 김예론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눈길을 끈 데 이어 ‘기생령’은 티아라의 효민, 한은정을 주축으로 입양한 아이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다뤘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평단과 관객 모두에 외면당했다. 독립영화계에서 이름을 날린 김선·김곡 감독의 ‘화이트’는 ‘지나치게 자극적’ ‘공포영화의 새로운 시도’ 등 평가가 크게 엇갈렸고 ‘고양이’는 단조로운 이야기 구조로 관객의 눈길을 끄는 데 실패했다.

마지막 주자로 관객과 만난 ‘기생령’ 또한 허술한 각본과 지나친 공포 효과가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스코어 면에서도 부진했다. ‘화이트’가 79만 명, ‘고양이’는 67만 명을 각각 기록한 데 이어 ‘기생령’도 6일간 8만 7000여 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친 것.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한 중견 영화제작자는 “준비 없이 관객 눈길 끌기에만 급급한 탓이 크다”며 “수준이 높아진 관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하고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일부 작품은 매우 급한 제작기간으로 완성도를 담보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기생령`은 한 달 반 동안 모든 촬영을 끝마쳤는데 그러다 보니 수준 높은 작품을 내놓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올해의 공포영화 부진을 반면교사 삼아 내년 여름엔 땅으로 떨어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기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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