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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PD의 연예시대①]권불십년 무색한 강호동·유재석 인기, 왜?

윤경철 기자I 2008.12.29 13:43:42
▲ 유재석과 강호동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드높은 권세도 십 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오래가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권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연예계로 돌아오면 인기와도 비견된다. 하지만 MC계에선 권불십년이 존재하는 것 같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강호동과 유재석이 그렇다. 지난 27일 강호동이 KBS 연예대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두 사람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국내 예능계를 양분하고 있다. 연말 시상식에서 논공행상 때문에 상을 받을 때도 있고 못받을 때도 있지만 두 사람의 존재는 국내 연예계에서 절대적이다. 인기의 급락이 심한 국내 연예계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그들의 매력을 진단해봤다.

1. 한우물만 판다

강호동은 1970년생 천하장사 출신으로 1993년 MBC를 통해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연예계에서 개그맨으로 출발한 강호동은 주위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예능인으로 거듭났고, 제 몫을 해냈다. 개그계가 위기를 맞아 수많은 동료들이 개텔맨이라는 콘셉트로 드라마나 가수로 유턴을 모색할 때도 그는 개그맨으로 남았다. 가수 매니저나 작곡가들과도 친하고 배우들과도 곧잘 어울려다니지만 그는 친한 친분관계 그 이상으로 그들을 가까이 하진 않았다. 다른 분야로의 진출에 대해선 "전혀 관심없다. 오로지 한 우물만 파겠다"며 MC 활동에 전념할 뜻을 밝히고 있다.

유재석은 1972년생으로 1991년 KBS 대학개그제 출신이다. 나이는 강호동이 두 살 많지만 데뷔는 유재석이 두 해 먼저 한 셈이다. 그 역시 ‘무한도전’에서 장난스럽게 노래를 부르기도 했지만 다른 분야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눈물을 아는 남자

강호동은 지난 27일 방송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뇌종양으로 시한부 삶을 살고 있지만 노래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보여준 12세 소녀 손재희양의 병동을 찾아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가 손재희양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진실됨 그 자체였다. 마치 자신의 어린 조카를 보는 듯한 모습과 진심이 묻어나는 이야기가 사람들은 감동했다.
 
강호동은 큰 덩치답게 평소 눈물을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만한 감동적인 이야기에는 어김없이 눈물을 쏟는다. 속정이 많은 그는 뜨거운 눈물의 의미도 아는 남자다.  

유재석의 눈물이 감동을 준 것은 지난 8월 올림픽 중계 때다. 당시 평행봉 결승경기의 보조해설을 맡은 '무한도전'의 멤버 유재석이 가슴 떨리는 현장에서 뜨거운 감격의 눈물을 쏟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두 사람의 이런 눈물은 시청자들에게 웃음보다 더 값진 감동을 안겼다.  
 
▲ '2008 KBS 연예대상'에서 강호동이 대상을 수상하자 유재석이 포옹으로 그를 축하하고 있다.

3. 변화를 즐길 줄 안다

강호동·유재석은 누구보다 많은 변신을 한다. 성공한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망가지거나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에서 연기자를 능가하는 변신을 거듭한다. 외국인 변신은 물론 필요하다면 여장도 서슴치 않는다. 몸에 착 붙는 쫄티도 즐겨 입고 얼굴에 먹칠도 마다하지 않는다.
 
강호동도 마찬가지다. 그 역시 파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지금은 익숙한 '무릎팍도사'의 의상도 처음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많이 웃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흔쾌히 받아들였다.

4. 실패를 줄이는 그들만의 타율관리

방송가에서 말하는 히트보다 어려운 것 중 하나는 프로그램이 실패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성공한 작품 못지 않게 자신이 맡은 작품이 기본은 하도록 하는 것이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과 강호동은 탁월하다. 이러한 타율 관리는 단순히 그가 프로그램을 잘 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이 아니다.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개인적인 처신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대에서 편안한 유재석은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사나이다. 주위에서는 더 풀어져도 괜찮다고 충고를 하지만 그는 지나칠정도로 긴장하면서 생활하고 고민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강호동도 마찬가지다. 그는 10년 넘게 예능계 중심에 서 있었지만 단 한번도 큰 구설수에 휘말린 적이 없다. 이런 철저한 자기관리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두 사람이다보니 맡은 프로그램 또한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 강호동과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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