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이 선수 시절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할 때 2번이나 UEFA컵 정상을 경험한 바 있다. 1979-80시즌 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1987-88시즌 바이에른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각각 챔피언 트로피에 입을 맞췄는데 아시아 선수가 2번이나 UEFA컵 우승을 경험한 이는 지금까지도 차 감독이 유일하다.
그리고 지난 시즌, 러시아 제니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동진과 이호가 2006월드컵 당시 한국대표팀을 이끌었던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UEFA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꼭 20년 만에 경사를 재현했다. 한국 선수가 UEFA컵 트로피를 높이 들고 환호하는 사진이 사료로 남아있다는 것은 꽤나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 상, 참가클럽의 수준과 팬들의 관심에서 공히 챔피언스리그보다 한 단계 아래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냉정히 말해, 지구촌의 수많은 팬들이 새벽잠을 설치면서 시시각각 변화를 관찰하는 챔피언스리그의 그것과 견줘 등한시 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를 UEFA의 집행부가 모르는 바 아니었는데, 이에 수차례의 논의를 거쳐 차기 시즌인 2009-10시즌부터 대회 명칭을 ‘유로파 리그(Europa League)’로 바꾸고 진행방식과 참가팀 기준을 변경하는 등 제반사항의 의미 있는 변화를 꾀하기로 결정했다.
요컨대 올 시즌이 ‘UEFA CUP’이라는 타이틀로서는 마지막 대회가 되는 셈이다. 승리의 여신도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가 아쉬웠는지 여느 때와는 느낌이 다른 참가팀을 마지막 무대에 투입시키면서 대미를 준비하고 있다.
UEFA컵 그룹스테이지는 40개 클럽이 8팀씩 5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펼친 뒤 상위 3개 클럽이 차기라운드 진출권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좁은 문을 통과한 24개 클럽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라운드에서 3위를 차지한 8개 클럽과 합쳐져 32강 토너먼트 무대로 올라간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길이고 일단 첫 번째 마지노선인 ‘3장의 티켓 배분’도 난감한 실정이다.
맨체스터시티-샬케04(A조), 벤피카-갈라타사라이-올림피아코스(B조), 세비야-슈투트가르트-삼프도리아(C조), 토트넘-우디네세(D조), AC밀란-포츠머스(E조) 함부르크-아약스-아스톤빌라(F조) 발렌시아-브루헤(G조), 데포르티보-CSKA모스크바(H조) 등 이름값과 실제 전투력 모두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할 때 딱히 손색없는 클럽들이다. 인지하다시피 샬케04, AC밀란, 세비야, 함부르크, 발렌시아 등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명문클럽이다. 이쯤 되는 수준이니 마냥 ‘한 수 아래 대회’라 치부하기 힘든 것이다.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기 위한 40개 클럽들의 의미 있는 도전, 이전까지 평가절하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적어도 올 시즌 UEFA컵의 행보는 꽤나 흥미로울 전망이다.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다는 느낌도 다르지 않는가./<베스트일레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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