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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재연이라는 꼬리표를 떼는데 3~4년이 걸렸어요.”
연기자, 리포터, DJ에 이어 개그우먼 출신 김주니와 ‘올리브’라는 트로트 듀오를 결성, 가수 데뷔도 준비 중인 김보리. 그녀는 MBC ‘타임머신’으로 데뷔한 재연배우 출신이다.
이제 ‘재연’이라는 두 글자를 떼어내고 연예인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재연’이라는 세인들의 선입견 때문이었다.
김보리는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청자 배우로 ‘타임머신’에 얼굴을 내밀었고 ‘끼’를 인정받아 재연배우로 활약했다. ‘타임머신’이 2003년 12월 100회를 맞아 제작진이 선정한 재연배우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정도니 그녀의 재능을 짐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
“처음에는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과 같은 연기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김보리는 연기자지만 정극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기 어렵고 1개월에 100만원 조금 넘는 수입으로 먹고살기에 급급한 재연배우의 한계를 절감했다. 연기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 연기했지만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김보리에게 다행이었던 것은 코믹한 캐릭터 때문에 같은 방송사인 MBC의 시트콤 ‘논스톱’ 시리즈에 카메오 형식으로 출연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이 때부터 김보리는 재연프로그램에 발길을 끊었다. 당장 먹고 살 일 때문에 돈을 버는 것도 중요했지만 ‘재연배우’라는 이미지를 없애지 않으면 어렵게 잡은 기회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저보다 나이가 있는 분들은 가정의 생계도 책임져야 하잖아요. 적은 돈이라도 꾸준히 벌어야 하니 재연프로그램이라고 안할 수는 없죠. 그러다 재연배우라는 현실에 염증을 느껴 떠나는 사람들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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