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윤정희, 역사에 남을 훌륭한 배우"
딸 "엄마는 정신적 구세주"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영화배우 고(故)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프랑스 파리 인근 뱅센에서 영면에 들었다.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간) 고인의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딸 진희 씨 등 유족은 이날 오전 뱅센노트르담 성당에서 고인을 떠나보냈다.
| 30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동편 외곽 뱅센 노트르담 성당 앞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아내 故윤정희가 안치된 운구차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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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진희 씨는 가족과 지인 등 6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장례 미사에서 연단에 올라 흘러내리는 눈물을 삼키며 프랑스어로 추도사를 낭독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나의 어머니는 나의 정신적인 구세주였다”며 “손을 놓아주겠으니 하늘에서 평안히 지내달라”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동하는 진희 씨는 2019년부터 파리 외곽 자택 근처에 거처를 마련해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는 고인을 돌봐왔다.
|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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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나고 고인의 유해는 인근 화장터로 옮겨졌다. 남편 백건우는 화장터로 향하는 운구차의 문이 닫히고 나서도 곧 눈물을 터뜨릴 듯한 표정으로 한참을 바라봤고, 차가 코너를 돌아 사라질 때까지 눈길을 떼지 못했다.
화장을 마친 유골은 이날 오후 4시께 성당 인근 묘지 납골당에 안치됐다.
이날 백건우는 아내 윤정희가 안치된 뱅센 묘지 앞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고인이) 40년 이상 살았던 여기(뱅센)에서 본인이 원한대로 조용히 갈 수 있었다”며 “오늘 장례식이 조용히, 차분하게 끝나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역사에 남을 훌륭한 여배우를 존경해야 할 것 같다”며 “살아있는 사람을 존중하듯 죽은 사람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1960∼1970년대 한국 영화를 화려하게 수놓은 1세대 여배우였던 고인은 10여 년간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다 지난 19일 파리 외곽의 한 병원에서 79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 3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동편 외곽 뱅센 묘지 납골당에 영화배우 故 윤정희의 유골함이 안치돼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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