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신의 손' 유니폼, 경매 나온다...예상가 64억원

이석무 기자I 2022.04.07 11:34:56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 당시 입었던 유니폼.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축구 천재’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신의 손’ 사건 당시 입었던 유니폼이 경매에 나온다.

AP통신은 7일 “글로벌 경매 기업 소더비가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 당시 입었던 유니폼 경매를 20일 시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유니폼은 축구 역사에 한 페이지를 쓴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멕시코 월드컵 아르헨티나 대 잉글랜드의 8강전은 마라도나의 ‘신의 손’으로 유명한 경기다.

마라도나는 이 경기에서 후반 6분과 10분에 연속 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 첫 번째 골은 사실 마라도나의 주먹에 맞고 들어간 것이었다. 당시 잉글랜드 선수들은 거세게 항의했지만 주심은 끝내 득점이 인정됐다. 오늘날처럼 VAR이 있었더라면 결코 골이 될 수 없는 장면이었다.

마라도나는 이후 이 골에 대해 “내 머리와 ‘신의 손’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라고 인정했다. 이때부터 축구에서 ‘신의 손’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후 마라도나는 4분 뒤 잉글랜드 선수 5명을 제치고 혼자 60m를 질주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투표를 통해 ‘20세기의 골’로 선정됐다.

이 유니폼 상의는 당시 경기 후 마라도나와 유니폼을 교환한 스티브 호지(잉글랜드)가 가지고 있다. 호지는 2020년 마라도나가 세상을 떠난 이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그 유니폼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호지는 이 유니폼을 영국 맨체스터의 국립 축구박물관에 임대해 일반에 공개 중이다. 소더비 측은 이 유니폼이 최소한 400만 파운드(약 63억7000만원) 이상의 가격에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소더비 경매는 20일부터 5월 4일까지 진행된다. 경매 낙찰이 이뤄진 뒤에도 계속 박물관에 전시될지 여부는 새로운 유니폼 주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

참고로 지금까지 축구 유니폼 최고 경매가 기록은 펠레(브라질)가 1970년 월드컵 결승 때 입었던 것으로 2002년 경매에서 15만7750파운드(약 2억5000만원)에 팔렸다.

전 종목을 통틀어서는 메이저리그 홈런왕 베이브 루스(미국)가 1930년 전후로 입었던 뉴욕 양키스 유니폼이 2019년 경매에서 564만달러(약 68억6000만원)에 팔린 적이 있다. 어쩌면 이번 마라도나의 유니폼이 루스의 기록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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