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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이 1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8일 폐회했다. 막 대회가 끝났지만 선수들에게 여유는 많지 않다. 이번 올림픽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1년 연기돼 열린 탓에 2024년 파리에서 열리는 다음 하계올림픽까지 기간이 3년 밖에 남지 않아서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시대가 어떻게 변화돼 갈지도 모르는 만큼 선수들은 기존보다 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며 다음 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정학 경희대 체육대학 교수는 8일 이데일리를 통해 “비대면은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 위드·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았다”며 “비대면은 일상생활과 의식주, 사회적 관계, 공동체 등 기존 사회 질서를 통째로 바꿨다. 스포츠계도 이에 맞는 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대면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핵심 키워드였다. 관중이 없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쟁한 선수들 간의 악수, 포옹, 하이파이브 같은 신체 접촉이 금지됐으며 시상식은 선수가 직접 자신의 목에 메달을 거는 형태로 진행됐다.
직전 대회였던 2016 리우 올림픽 때는 모기가 옮기는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컸다. 코로나19의 종식도 아직 요원한 상황이지만 새로운 전염병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전염병에 대한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대한체육회와 각 종목 단체는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시대에 맞는 전략을 마련해 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올림픽은 스포츠과학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운 대회이기도 하다. 경쟁력을 입증한 양궁과 육상, 수영을 통해 스포츠과학의 중요성도 확인했다. 한국 양궁은 혼성전과 남녀 단체전,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4관왕을 차지했다. 우상혁은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한국 신기록인 2m35를 넘어 4위에 올랐고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결승 무대를 누볐다.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 반열에 올라서는 데 스포츠과학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은 이미 유명하다. 한국인의 체형에 맞는 활을 개발하고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는 선수 맞춤형 그립, 딥 러닝 버전 인공지능 코치, 고정밀 슈팅 머신, 점수 자동 기록 장치, 심박수 탐지 기능까지 적용했다.
불가능할 것처럼 보였던 육상과 수영의 올림픽 메달이 가까워질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스포츠과학이다. 인간의 신체적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스포츠과학의 발전으로 우상혁은 짝발과 작은 키라는 불리한 신체 조건도 극복할 수 있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한국 양궁과 육상, 수영의 성장 뒤에는 스포츠과학이 큰 역할을 했다”며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에 최첨단 스포츠과학 기술이 더해져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과학의 효과가 성적으로 증명된 만큼 전 세계적으로 투자하는 비용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스포츠과학의 발전 정도가 경기력과 성적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 양궁처럼 다른 종목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스포츠과학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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