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성화가 3월 9일 패럴림픽 개최지인 대관령면에 들어섰을 때, 가슴 두근거리는 긴장과 기다림으로, 가장 먼저 성화를 마중 나온 사람들이 있다.
강원도 장애인 종합복지관 평창분관의 ‘두드림팀’은 이날, 대관령면 성화 봉송 시작 지점에서 ‘평창의 노래’ 등 난타 공연으로 성화를 맞이했다. 각각 지체, 자폐성, 뇌병변, 시각장애를 가진 팀원 8명이 ‘패럴’의 의미에 맞게 ‘조화로운’ 리듬을 만들어 내었다.
강원도 장애인 종합복지관 평창분관은 ‘장애인 해냄 평생대학’을 설치해 8개 분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두드림 팀은 그 중 하나로, 2013년에 난타 리듬 익히기로 수업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하루 오전 수업으로, 1년 단위로 수강생 10명을 모집한다. 이번 패럴림픽 성화봉송 환영행사를 앞두고는 딱 일주일간 매일 나와 연습했다.
두드림 팀은 타악기로 수업을 진행하는 수업 특성 상, 방음시설이 돼 있는 연습공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용평 둔전평 농악 전수관을 사용하고 있으며, 복지관에서 차량으로 수강생이 있는 군내 지역을 돌며 수강생을 실어나른다.
올 봄부터는 강사여건과 교통편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장평리에 있는 전통민속 상설공연장으로 옮겨 수업을 이어 나갈 작정이다.
외부 공연은 수업을 시작한지 3년째 되는 해인 2015년부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실력이 붙자, 평창 더위사냥 축제와 효석문화제에는 고정 출연이 됐다. 입소문을 타고 타 시군의 장애인 행사까지 출연 요청이 들어왔다.
공연 한 번 다닐 때 마다 육체적으로 힘들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오히려 공연을 통해 ‘평창군 두드림팀’으로 자부심이 생겼다.
복지관 측에서 팀원들을 생각해 외부 공연을 일부러 잡지 않으려 해도, 팀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대에 설 기회를 만들어주길 요청 하고 있다.
두드림팀은 ‘우리집 마당’에서 열리는 패럴림픽 무대를 학수고대했다. 전문적인 난타팀에 비해 실력은 좀 부족할 수 있겠지만, 장애를 극복하고 역동적인 리듬을 만들어내는 공연을 통해 희망을 나누고 싶었다.
이번 성화봉송 축하 공연으로 그 꿈이 실현됐다. 패럴림픽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한 몫 한 것에 대해 팀원들 모두가 고무돼 있다.
팀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도, 장애유형도, 활동 경력도 다르다. 수업의 진도가 더딜 수 밖에 없지만 자원활동가들이 장애인과 ‘동행’하고 있다. 팀원 중 6명이 개창 때부터 활동한 고참들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에 팀워크 하나만큼은 문제없다.
한희석 팀 담당 사회복지사는 “두드림 팀의 경우 열성을 다해 지도하는 안금옥 교사와 헌신적으로 수고하는 자원활동가님들 덕에 이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단계는 넘어섰다”며 “우리의 모습을 통해 다른 장애인들도 다양한 활동에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팀의 최종 취지”라고 전했다.
공연을 할 때마다 팀원들의 자존감이 높아지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앞으로 평창군 두드림팀은 팀원들의 바람대로 외부활동을 늘리고, 팀원들마다의 특기를 더욱 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