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라운드 개방, 기부금 영수증"..팬과 소통하는 골프대회

김인오 기자I 2016.10.05 07:53:46
지난해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자 전인지의 티샷 모습(사진=KLPGA)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메이저챔프’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매 상황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프리샷루틴(샷을 준비하는 일정한 과정)이다. 특히 퍼트할 때 돋보인다. 20m의 장거리 퍼트나 1m 짧은 퍼트나 프리샷루틴은 같다. 멘탈이 경기를 좌우하는 골프 종목에서 타수를 줄이는 전인지만의 ‘필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인지의 프리샷루틴은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자기만의 일정한 습관을 만들어야 하지만 그대로 따라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경기 현장, 또는 TV 중계를 통해 익히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프리샷루틴에 담긴 의미를 선수에게 묻는 일도 쉽지 않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속앓이’를 해소할 참신한 기획을 시도한다. 6일 시작되는 본 대회에 앞서 5일 진행하는 연습라운드를 갤러리에게 개방한다. 주최 측은 이를 ‘팬스데이(Fan’s Day)‘라 정했다.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파3 콘테스트에 갤러리 입장을 허용한 것과 유사한 이벤트다.

명칭처럼 이날만큼은 갤러리들에게 모든 것을 공개한다. 평소에 가보지 못했던 코스 곳곳을 사진 촬영하고 좋아하는 선수들의 스윙 사진과 동영상을 마음껏 찍을 수 있다. 연습라운드는 공략이 쉽지 않은 ‘트러블 상황’을 극복하는 연습이 주를 이룬다. 몇 개의 공을 쳐도 무방하다. 특히 벙커나 그린에서의 플레이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이날은 선수들의 팬클럽이 총출동해 대회 전날부터 응원전이 펼쳐지는 이색 광경을 목격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특정 홀(1, 10번홀)에 팬들과 소통하라는 의미의 하이파이브존을 만들었고, 1번홀 티잉그라운드 주변에는 선수와 기념촬영을 하도록 포토존을 운영한다.

선수들도 경기에만 집중하도록 프로암대회를 열지 않는 주최측의 배려를 생각해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실제 경기가 아니기 때문에 갤러리의 행동이 부담되지 않는다. 오히려 평소 시도하지 않았던 ‘장기샷’을 뽐낼 기회다.

본선 3, 4라운드가 펼쳐지는 주말에는 챔피언의 탄생과 함께 하는 의미의 블루데이(Blue Day) 이벤트가 진행된다. 푸른색 옷을 입은 갤러리에게는 주요 선수(김하늘, 전인지, 전미정, 고진영)의 응원 구호가 새겨진 머플러와 갤러리백을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응원 타투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출전 선수들도 푸른 계열의 옷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같은 기간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도 갤러리의 관심을 끌 만하다. 최경주(46·SK텔레콤)와 PGA 투어 신인왕 후보 김시우(21·CJ대한통운)의 ‘명품 샷’을 보러왔다가 의외의 선물을 얻을 수 있다. 팬 사인회는 기본으로 진행되며 스타 선수와의 포토타임 후 액자로 만들어주는 ‘해피포토존’ 이벤트를 마련했다. 또한 ‘희망의 골프, 나눔의 굿샷’이라는 대회 슬로건 취지에 따라 입장권 금액에 맞춰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한다.

스폰서 위주의 골프대회가 갤러리와 선수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에 대해 찬성 의견이 많다. 골프업계 한 전문가는 “지난주 막 내린 신한동해오픈에서 선보인 풋골프와 스내그골프는 ‘골프 대중화’라는 관점에서 신선한 시도였다. 골프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만큼 다양한 이벤트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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