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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청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인천유나이티드 신임 사령탑으로 취임한 허정무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5)이 새로운 도전의 지향점으로 '유쾌하고 멋진 축구'를 꼽았다.
허 감독은 23일 오전11시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송영길) 시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비전과 도전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유쾌하고 멋진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 한국축구의 미래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으로 인천의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허정무 감독은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며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사상 첫 원정16강을 달성한 주인공이다. 월드컵 이후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 감독직 계약 연장안을 제의받았지만, 고사한 뒤 두 달 여 동안 휴식을 취해왔다.
허 감독이 K리그 무대에서 지휘봉을 잡은 것은 포항아톰즈(포항스틸러스의 전신, 1993~95), 전남드래곤즈(1995~98, 2005) 이후 횟수 기준으로는 네번 째, 구단 기준으로는 세 번째다. 인천 구단 내에서는 베르너 로란트, 장외룡, 일리야 페트코비치 등에 이어 통산 네 번째로 지휘봉을 잡았다.
인천 사령탑 역할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허정무 감독은 송영길 시장과의 대화 과정에서 느낀 신뢰감을 첫 손에 꼽았다.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진실로 느껴지는 말이 있고, 그냥 지나가는 말이 있다"며 말문을 연 그는 "시장님과의 대화에서는 진실을 느꼈으며 동북아를 위한 비전, 유소년 축구 시스템의 확충 필요성 등에 대해 공감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K리그의 시민구단들이 아직은 많이 어렵지만, 인천이 롤 모델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비전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허정무호'로 거듭난 인천의 향후 모습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고 마음껏 뛸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허정무 감독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즐겁게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그 결과 또한 유쾌하기 이어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단 개편과 관련해서는 "급속한 변화는 없을 것이며, 올 시즌을 두고 천천히 살펴 부족한 점을 보완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고, 목표와 관련해서는 "내년까지 팀의 기틀을 닦은 뒤 내후년부터는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기자회견에 동석한 송영길 인천 시장은 "한국축구의 중심에 서서 활약해 온 분을 인천유나이티드의 새 사령탑으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면서 "허정무 감독과 인천유나이티드가 동북아 대표 허브도시로 성장 중인 인천의 위상의 높이는데 일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말까지 조직과 시스템을 정비해 구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허정무 감독의 임기는 4년이 될 전망이며, 연봉은 구단과의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