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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고(故) 앙드레김에게 연예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그의 패션쇼에는 어김없이 연예인들이 등장해 그의 쇼를 빛내주었고 그의 패션쇼를 거친 연예인들은 스타 반열에 올랐다. 서로 동고동락하면서 한국 패션과 연예계를 더불어 발전시켜 온 것이다.
실제 그의 장례식장에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특급 스타들의 조문이 줄을 잇는 점만 봐도 그가 생전에 얼마나 많은 연예인들과 깊은 교류를 가졌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옷 만드는 사람` 앙드레김은 왜 이렇듯 연예인들에 많은 애정을 가졌을까.
해답은 그의 패션쇼에 있다. 그는 자신의 패션쇼를 단순한 쇼가 아닌 종합예술무대로 봤다. 60년대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기존의 관념을 깨는 새로운 패션과 무대로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쇼 역시 마찬가지였다.
패션쇼를 단순히 새 의상을 소개하는 무대가 아닌 종합예술무대로 판단한 그는 자신의 쇼를 완벽하게 하려면 연기력이 뛰어난 연기자들의 감성적인 연기의 표출이 필연적이라고 여겼고 연기자들을 잇달아 무대로 초대하게 된다.
그와 연예인의 또 다른 인연은 무대 밖에서도 이어졌다. 그를 흉내 내는 연예인, 특히 예능인들이 유독 많았다.
개그맨이면 누구나 그의 흉내를 냈고 이는 인기로 직결되는 지름길이었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자신을 흉내 내는 연예인에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하며 웃어넘겼다.
하지만 연예가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의 진정한 가치는 따로 있었다. 숨은 천사였다는 점이다. 그는 연예계에 어려움이 있으면 크고 작음의 여부를 떠나 음지에서 묵묵히 도왔고 그런 자신의 역할에 만족해했다.
장나라, 한채영 등 연예계 많은 스타들이 앙드레김 하면 가장 먼저 `자상함`을 떠올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배우 주호성은 "내가 연극 무대에 설 때면 침이 튀는 등 불편함이 많았을텐데 늘 맨 앞자리를 고집하곤 했었다"라며 "연예가 사람들에 그만큼 관심과 애정이 각별했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이어 “연예인 중에 그의 도움을 안받은 이들이 몇이나 될까”라면서 “연예가로서는 단순한 패션디자이너가 아닌 천사 같은 키다리 아저씨를 잃은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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