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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22일 전세기 편으로 한국 땅을 밟은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24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금호타이어컵 코리아 투어 2009'에 나선 맨유 선수단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자 메인 이벤트다.
맨유 입장에서 아시아 투어는 팬 층을 두텁게 함과 동시에 구단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시아 지역의 축구팬들에게 스타플레이어들의 모습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클럽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짭짤한 부가 수입도 거둘 수 있다.
참고로 24일 열리는 맨유와 FC서울의 경기는 티켓 가격이 4만원(4등급)에서부터 30만원(VIP석)에 이를 정도로 높게 책정됐지만 이미 6만3,000여장이나 팔려나갔다. 23일 맨유가 실시한 공개훈련 또한 입장료(1만5000원)를 받는 유료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3000여명(주최측 추산 7000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이는 올 시즌 극심한 관중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K리그의 실상과 너무나 비교된다. 신생팀 강원FC가 경기 당 1만6330명의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모아 평균 관중 1위에 올랐다. 최근 여러 시즌 간 2만명 안팎의 평균 관중을 기록하던 전통의 흥행 강자 수원과 서울이 급격한 하향세를 나타내는 과정에서 강원이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결과다. K리그 전체 평균(1만1127명) 또한 만 명을 간신히 넘기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심지어 주중 경기로 열리는 피스컵코리아 2009 무대에서는 맨유 훈련 참관 인원보다도 적은 수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은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렇듯 자국리그가 찬밥 신세로 전락한 상황에서 맨유의 경기에 축구팬들이 몰리는 이유는 지극히 간단하다. 세계최고의 프로축구리그로 일컬어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정복한 수준 높은 경기력을 현장에서 만끽하기 위해서다. 국내 최고의 축구스타 박지성을 비롯해 웨인 루니,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마이클 오언, 리오 퍼디낸드 등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중요한 흥행 포인트다.
같은 맥락에서 K리그 관계자들은 맨유와 맞대결을 펼칠 FC서울이 경기력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 최고 수준 클럽과의 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실력을 선보인다면 'K리그는 수준 이하'라는 일부 축구팬들의 생각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분위기 또한 괜찮다. 2년 전 첫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전반에만 3골을 내주는 등 무기력한 경기 끝에 0-4로 무너졌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서울은 올 시즌 K리그서 10승3무3패로 승점33점을 거둬 선두를 질주 중이다. EPL클럽 볼튼행이 유력한 우측면미드필더 이청용이 빠지게 된 점은 아쉽지만 플레이메이커 기성용이 물 오른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정조국, 데얀 등 공격수들의 결정력도 살아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23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 또한 "2년 전 서울은 K리그 플레이오프에도 나서지 못했고 선수들의 경험도 많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많은 면에서 발전을 이뤄냈으며 한국축구의 희망이자 K리그의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이 됐다"고 말해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맨유와 서울의 친선경기가 수준 높은 공방전으로 펼쳐진다면 양 팀 팬들에겐 더 없이 기분 좋은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이는 올 시즌 흥행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FC서울과 K리그 관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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