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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얼굴이었던 임애지와는 달리 방철미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등장했다. 메달 수여가 끝나고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방철미의 표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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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메달 소감에 대해 임애지는 “파리 올림픽에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아서 행복했다. 관중 함성을 들으며 더 힘을 얻었다. 올림픽같이 축제를 즐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방철미는 “1등을 하자고 생각하고 왔지만, 3등밖에 쟁취하지 못했다. 올림픽은 여느 경기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남북 선수가 올림픽 동메달을 딴 소감’을 물었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임애지는 “지금은 (남북이) 나뉘었지만, 같이 힘을 내 메달을 따서 좋았다. 다음에는 (방철미와)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반면 방철미는 “선수로 같은 순위에 선 것에 다른 것은 없다. 다른 감정이 전혀 없다”고 했다.
‘집에 메달을 가져가면 누구에게 가장 먼저 걸어주고 싶나’라는 질문에 임애지는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도움받은 사람이 너무 많다. 만나는 사람 다 한 번씩 걸어줄 것 같다”고 답했으며 방철미는 “동메달이 내가 바라던 그런 것(금메달)이 아니니까 별로 소감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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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이 끝나자 방철미는 임애지와 눈이 마주쳤고 처음으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두 사람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부터 친분을 쌓아 선수촌이나 훈련장 등지에서 만나면 안부를 묻고 격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임애지가 낸 성적은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로 기록됐다.
값진 동메달을 거머쥔 임애지는 런던 대회에서 한순철이 은메달을 따낸 이후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안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