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예진과 김예지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나란히 금메달과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사격은 전날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의 혼성 10m 공기소총 은메달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벌써 세 개째 메달을 쓸어담았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 시상대에 함께 올라간 것은 2012 런던 대회 50m 권총에서 현 국회의원인 진종오(44)가 금메달, 최영래(42·청주시청)가 은메달을 차지한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오예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50m 권총 진종오 이후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결선 신기록도 세웠다.
공기권총 10m 결선은 먼저 8명 선수가 10발을 쏘고, 이후 2발씩 쏴서 최저점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1발 당 만점은 10.9점이다.
오예진은 전날 열린 본선에서 582점을 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헝가리의 베로니카 메이저와 점수가 같았지만 10점 이상 쏜 ‘엑스텐’ 숫자에서 앞서 2위를 차지했다. 김예지는 578점을 획득해 전체 5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 오예진과 김예지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오예진은 첫발부터 10.7점의 고득점을 올리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이어 10.8점과 10.2점, 10.6점 등 4발 연속 10점대 행진을 이어갔다. 5발째 9.9점, 6발째 8.7점으로 살짝 주춤했지만 이내 제 페이스를 되찾았다.
김예지도 첫 10발 중 6발이나 10점대 이상을 쏘는 등 고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10발까지 사격을 마쳤을 때 오예진이 101.7점으로 1위, 김예지가 0.2점 뒤진 101.5점으로 2위에 자리했다.
오예진과 김예지는 2발씩 쏘고 나서 한 명씩 탈락하는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서로 1위와 2위를 주고받으며 집안 싸움을 이어갔다. 인도의 마누 바커가 잠시 치고 올라오기도 했지만 3위로 결선을 마감했다. 결국 마지막에 남은 두 선수는 오예진과 김예지 뿐이었다.
마지막 두 발을 남기고 오예진은 222.6점으로 1위, 김예지는 0.8점 뒤진 221.8점으로 2위였다. 김예지가 첫 발에서 9.7점에 그친 반면 오예진은 10.0점을 쏴 금메달을 예약했다.
오예진은 마지막 발도 10.6점을 맞춰 243.2점으로 올림픽 결선 신기록까지 수립하며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김예지는 241.3점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예진은 한국 사격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다.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를 다니던 지난해 여자 고등부 권총 9개 대회에서 모두 개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두 차례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도 모두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여자 권총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지난해 국제사격연맹 자카르타 월드컵과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에서도 1위에 올랐다.
나이가 어린데다 첫 올림픽 출전인 만큼 올림픽 성적에 대한 기대치는 다소 떨어졌다. 내부적으로는 메달권에 들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예선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해 보란듯이 예상을 뒤엎고 금빛 과녁을 적중시켰다.
김예지는 6살 자녀가 있는 ‘엄마 선수’다. 원래 권총 25m가 주 종목이지만, 최근에는 공기권총 10m에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중이었다. 지난 5월 미디어데이에서 “개인 종목 2개 모두 금메달은 내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비록 금빛은 아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한 말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