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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걸그룹 (여자)아이들이 2018년 5월 2일 발매한 데뷔 미니앨범 ‘아이 엠’(I am)입니다. (여자)아이들이 데뷔 당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현 마스터카드홀)에서 연 언론 쇼케이스 때 받은 CD로 기억합니다.
발매 당시 임팩트가 굉장했던 앨범입니다. 타이틀곡 ‘라타타’(LATATA)가 그 중심에 있었고요. 당시 (여자)아이들은 ‘라타타’로 데뷔한 이후 불과 20일 만에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멜론 일간 차트에서 14위까지 오르는 등 주요 음원차트에서도 호성적을 거두면서 단숨에 돌풍의 팀으로 등극했죠.
데뷔 당시 소괄호를 집어넣은 팀명도 꽤 화젯거리였습니다. 문자로 표기할 때는 ‘(여자)아이들’이지만, 소리 내어 읽을 때는 ‘아이들’이라는 방식이 낯설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죠. 쇼케이스 당시 멤버들은 “사내 공모전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팀명”이라면서 “개성 있는 멤버들이 모였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앨범의 타이틀곡 ‘라타타’는 좋아하는 이성에게 ‘널 위해 춤을 추겠다’고 말하는 곡입니다. 이제 막 데뷔한 걸그룹이 당차면서도 농염한 매력의 곡을 선보였다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그 필두에는 Mnet ‘프로듀스101’과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팀의 리더 소연이 있었습니다. 소연은 ‘라타타’ 작사, 작곡, 편곡을 직접 맡아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뭄바톤 트랩 장르 음악에 (여자)아이들의 정체성과 각 멤버의 매력을 잘 녹여냈습니다.
‘아이 엠’ 앨범에는 ‘라타타’를 비롯해 ‘달라’($$$), ‘메이즈’(MAZE), ‘돈 텍스트 미’(DON’T TEXT ME), ‘알고 싶어’, ‘들어줘요’ 등 총 6곡이 담겼습니다. 인트로곡이나 인스트루멘털 트랙 없이 완곡 6곡으로 앨범을 꽉 채웠는데요. 다채로운 스타일의 음악으로 사랑을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감정을 노래해 공감을 얻었습니다.
“나는 다르다”고 외치는 808 베이스 기반 힙합 곡 ‘달라’는 전소연이 폭풍 같은 랩을 내뱉는 도입부가 압권인 곡입니다. 곡의 분위기를 전화해주는 미연의 흡입력 있는 보컬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곡이기도 하고요.
칠 트랩 장르의 ‘돈 텍스트 미’는 잊고 있던 상대에게 뜬금없이 도착한 메시지 때문에 잠 못 이루다가 끝내 답장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내용의 몰입도 높은 가사가 특징인 곡인데요. 각 멤버가 솔직한 노랫말과 차가운 감정을 잘 살려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랩 파트가 없는 이별 발라드곡인 ‘들어줘요’는 멤버들의 풋풋한 목소리와 감정 표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곡입니다. 슬픈 피아노 선율과 노랫말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여자)아이들은 강렬한 데뷔 이후 음악적 완성도와 대중성, 트렌디함을 두루 갖춘 곡을 잇달아 선보이며 ‘믿고 듣는 걸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한 차례 멤버 탈퇴 이슈가 있었지만 잘 극복해냈고요.
지난해에는 보유 히트곡 목록에 ‘톰보이’(TOMBOY)와 ‘누드’(Nxde)를 추가했죠.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들은 5월 컴백을 목표로 한 신보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엔 또 어떤 곡들로 독보적 존재감을 발휘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