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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최선 기자] 한국 농구의 간판센터 서장훈(38)이 선수 인생의 마지막 투혼을 부산 KT에서 불사른다.
서장훈은 21일 KT 와 1년 계약을 맺은 뒤 서울 논현동 KBL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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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서장훈은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야 했다. 창원 LG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빈 서장훈은 35경기에 나서 평균 21분17초를 뛰면서 7.5득점, 2.9리바운드에 그쳤다.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을 마친 뒤에는 이혼이라는 개인적인 아픔까지 겪어야 했다.
결국 LG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서장훈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일 KT와 계약을 맺었다. SK, 삼성, KCC, 전자랜드, LG에 이어 자신의 여섯 번째 팀이다.
서장훈은 기자회견에서 차분한 모습으로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서장훈은 "오랜 시간 동안 조용히 있었다. 팀도 옮겼고, 말씀드릴 일이 있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준 KT구단과 전창진 감독께 감사드린다. 어떻게 뭘 하겠다는 말을 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말을 아끼면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장훈은 올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올시즌 KT에서 받는 연봉 1억원과 사비 1억원을 보태 2억원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서장훈은 "농구를 하면서 그동안 얻은 것을 보답하는 차원에서 2억원 정도를 전액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연세대의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서 기부할 예정이다. 유소년 선수들을 위해서도 할 일이 있다면 KBL과 협의해서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장훈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은퇴결심은 어떻게 하게 된 것인가?
▲원래 계획은 지난 시즌이 끝나면 은퇴하려고 했다. 웬만하면 이번 시즌에 너무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면 은퇴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게 악몽같은 시즌이었고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었다. 마지막 해는 어떻게 해서든지 뛰어보고 싶었다. 1년 연장해서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40이다. 잘한다고 해도 계속 뛰는 건 의미가 없다.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LG서 처럼 KT에서도 주전으로 뛰지 못할 수 있다.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답은 간단하다. 내가 열심히 해서 잘하면 많이 뛸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많이 못 뛸 것이다. 내 스스로에게 달린 문제다.
-노장이라도 할 수 있다면 많이 뛰는 게 맞다고 했다. 입장 변화가 있나?
▲내가 이야기하는 게 의미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말한대로 내 스스로에 달렸다. 스스로 정신 자세나 생각이 강해진다면. 말로 어떻게 하겠다 말하는 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내 스스로 얼마나 할 수 있느냐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명예회복을 위해 1년 더 뛰게 됐다. 1년 뒤면 국보급 센터가 없다. 영구결번은 어디서 받고 싶나?
▲안 해도 관계없다. KT에 요구할 입장도 아니다. 개인적인 철학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어디서 마땅히 할 데도 없다. 내가 뭐라고 말할 내용이 아니다.
-팬들에게 서장훈은 어떤 선수였다라고 이야기를 듣고 싶나?
▲당장 은퇴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리해보지 않았다. 내가 계속 기억해야할 만한 사람인가.
-전창진 감독과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어떤 걸 원해서 영입했다기 보다는 내 입장을 많이 배려해주셨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말씀하신 건 없고 "잘 해보자"고 하셨다.
-젊은 선수들과 어떻게 발을 맞출 것인지. 조언도 부탁한다.
▲KT가 3년 정도 좋은 성적을 냈다. 팀 만의 문화와 시스템이 있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하겠다.
-지난 시즌을 평가한다면?
▲지난 시즌 1년은 농구 25년 인생 중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악몽같은 시즌이었다. 내게 농구는 인생의 전부다. 남은 인생을 악몽의 기억으로 살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1년 더 하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건 명예회복이지만, 그동안 내가 받았던 과분한 관심이나 많은 것들을 마지막에는 일부분이나마 사회에 보답한다는 차원이다. 봉사한다는 마음에서 뛰고 싶었다. 물론 명예회복도 중요하겠지만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개인적인 아픔도 있었기 때문에 당장 은퇴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여러 가지를 가지고 결론은 내렸다.
-어떤 점이 힘들었나?
▲누구를 탓 하지는 않겠다. 모두 내 잘못이었다. 그런 상황 자체를 내가 농구를 시작해서 처음 1~2년 제외하고 느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황스럽고 힘들었다. 뛰고 안 뛰고 차원을 떠나서 여기까지 온 모든 상황이 내 스스로 납득이 안 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첫 번째는 내 잘못이다. 부족한 탓이다. 지난 한 시즌은 나이를 먹어서 그랬다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짧게 뭐라 설명하기 힘들지만 악몽이었다.
-다음 시즌 경기를 준비하고 시즌을 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뭔가? 개인 성적인가, 이미지 개선인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보답한다는 차원에서 뛴다는 거다. 아까도 1원도 안 받고 뛰겠다고 했다.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게 내 마음가짐이다. 명예회복은 그 다음 문제라고 본다. 내 스스로에 달렸다고 본다. 개인의 어떤 게 중요하고는 나에게 별 의미가 없다.
-은퇴와 관련해 누구와 상의했나?
▲없었다. 원래 지난 시즌을 끝으로 마무리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주변사람들은 꽤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심정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1년 더 뛰게 됐기 때문에 이렇게 너무 처져있으면 안 될 것 같다. 오늘 단장님도 만나고 체육관도 갔는데 다들 따뜻하게 맞아주더라. 감사하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한숨을 쉰 뒤) 마음속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언론을 피하고 혼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힘든 순간들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에도 생각이 많았다. 한 마디로 말하기에는 난해한 일이다. KT에 고마운 마음과 여러 가지 생각이 겹쳐서 어떻게 표현할 지 모르겠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건 무슨 의미인가? 팬들과의 약속인가?
▲가장 중요한 건 3가지다. KT에 감사하고, 그만 두겠다는 것, 올해 기부하겠다는 것. 이렇게 말씀드리려 했다. 전화도 많이 오고 일일이 대답하기도 어렵고 해서 자리를 직접 마련했다.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추승균, 정선민이 은퇴하면서 서장훈 선수의 이야기가 나왔다. 동년배들의 은퇴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개인의 사정이 있다. 나이가 같다고 단체행동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추승균 선수와는 통화해서 이야기 했다. 그런 것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하기엔 좀 그렇다.
-은퇴를 생각한 게 기량이 부족했다고 느낀 것인가.
▲농구계에서의 그만둘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농구계의 전반적인 환경이나 상황이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내년 시즌 끝나고 또 팀을 옮기겠나. 더 이상은 힘들다.
-그동안 보여준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가 있나?
▲전창진 감독께 모든 걸 다 맡길 것이다. 지도에 잘 따라 그 선수들을 나에게 맞추라고 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선수들에게 맞추겠다.
-그동안 코트 나설 때 전쟁하는 기분으로 나선다고 했는데 마지막 1년은 다른 마음가짐인가?
▲보답과 농구의 철학은 다르다. 시합을 하러 나갈 때 마음가짐은 같다. 봉사의 마음이라 시합도 대충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농구에 대한 내 철학은 그만두는 날까지 같다. 농구는 쇼나 버라이어티가 아니라 스포츠다. 다만 뛰는 의미를 어디에다 둘 것이냐에 관한 이야기다. 내 개인을 위하기보다는 다른 분들을 위해 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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