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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영환 기자] "제가 자랑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할아버지(김좌진 장군)라고 생각한다."
배우 송일국이 연극 `나는 너다`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맡은 데 대해 외증조부인 김좌진 장군과 연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송일국은 9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연극 `나는 너다`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할아버지가 계시기에 제가 자랑스럽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송일국은 독립운동가이자 항일투사 김좌진 장군의 외증손자로 역시 독립운동에 힘썼던 안중근 의사 역을 맡는다는 데 특별한 의미를 뒀다. 송일국은 매년 청산리 전투를 기리기 위해 청산리 대장정을 마련하는 등 보훈 사업에 힘쓰고 있다.
송일국은 영웅의 가족으로 사는 데 대해 "저는 모르지만 외할머니만 하시더라도 알고 계시다"며 "밖에선 영웅이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할 수 많은 것들이 있다"고 그간의 어려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연극 `나는 너다`는 안중근과 그의 가족이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겪어야 했던 시대적 풍파와 인간적인 고뇌를 담아낸 작품이다. 송일국은 이 작품에서 안중근과 그의 아들 안중생 역을 맡는다. 민족의 영웅인 아버지 뒤에서 고통 받으며 살아야 했던 안중생의 이야기 역시 비중있게 다뤄진다.
송일국은 "연극의 마지막에 안중생이 안중근에게 `가족도 다 버리고 자신도 버리고 무엇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느냐`고 묻는데 안중근이 `너를 위해서`라고 대답한다"며 "이 대사 한 마디에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갔다"고 첫 연극 출연 이유를 전했다.
송일국은 이어 "연극이야말로 진정한 배우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용기가 안 나고 두려워 도전을 못하고 있었는데 전작을 하면서 연기에 갖고 있던 교만과 한계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연극의 연출을 맡은 윤석화는 "송일국이 청산리 대장정에 매년 앞장선다는 이야기를 듣고 존경심을 느끼면서 캐스팅을 의뢰했다"며 "얼마나 안중생을 이해할까 싶었는데 많이 이해를 하고 있었다. 위인의 뒷바라지에는 그만큼 그림자도 짙었을 것"이라며 송일국을 캐스팅한 뒷이야기를 전했다.
한편 연극 `나는 너다`는 오는 7월27일부터 8월29일까지 한 달여간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상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