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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40대 초반의 인테리어 전문가 영미(이미숙 분)는 사춘기에 접어든 딸 강애(안소희 분)와 시나리오 작가 동생 아미(김민희 분)와 함께 살고 있다. 혈연으로 뭉친 세 여자 사이에 남편이나 아빠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 여자는 한 집에서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고 각자 자유로운 삶을 영위한다.
그렇다고 서로에게 애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 여자는 갈비집에서 소주 한 잔을 위로삼아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의기투합하기도 한다. 셋의 관계는 나이 차와 혈연에 따른 서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모나 엄마, 딸이나 동생으로 맺어진 관계들이지만 이들 사이에서 보통의 가정에서 보이는 수직적인 의사소통은 보이지 않는다.
권칠인 감독의 신작 ‘뜨거운 것이 좋아’는 이렇듯 수평적 관계에 놓여 있는 세 여자를 주인공 삼아 이 시대 여성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랑에 대한 소소한 고민과 그에 따른 성장을 다룬다.
막내인 강애는 3년간 사귄 남자친구 호재(김범 분)가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절친한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다가 정작 동성친구에게 야릇한 기분을 느낀다. 미래가 불투명한 언더그라운드 가수 원석(김흥수 분)과 사귀고 있는 아미는 다소 느끼한 점을 빼고는 완벽한 남자 승원(김성수 분)과의 사이에서 고민한다. 폐경기를 맞아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영미는 한참 연하의 연극배우 경수(윤희석 분)와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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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감독은 전작인 ‘싱글즈’에서처럼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일상적인 고민과 사랑을 섬세한 시선으로 따뜻하게 그려나간다. 다만 ‘뜨거운 것이 좋아’ 속의 인물들은 인생의 구질구질함이나 밥벌이의 고단함 혹은 학교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영미와 아미 그리고 강애는 현재 다가오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만 고민한다.
그래서 영화는 산뜻하고 경쾌하다. 여자 주인공들에게 다가오는 사랑 중에 죽고 못하는 신파적인 사랑은 없기 때문이다. ‘싱글즈’의 나난과 동미가 서른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미혼모의 문제를 고민하고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남자를 떠나보내며 남몰래 눈물을 흘렸지만 ‘뜨거운 것이 좋아’ 속 주인공들은 제목과 다르게 시종일관 ‘쿨’하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동안 가슴을 저미거나 불안함을 느껴야 할 순간이 없다. 장점이자 영화의 단점이다.
이미숙과 김민희의 연기력에 이의를 제기할 관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더걸스의 막내 소희에서 영화배우로 변신한 안소희의 연기력도 군데군데 어색한 모습이 보이지만 그 또래 소녀들의 가벼운 반항끼와 새초롬한 모습을 잘 표현했다. 이들 여배우들을 뒷받침하고 있는 남자배우들의 연기 역시 자연스럽다.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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