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연기 아픔' 에스파, 첫 콘서트로 갈증 해소…1만 관객 열광[종합]

김현식 기자I 2023.02.26 19:41:09

첫 콘서트 '싱크 : 하이퍼라인'
묵혀둔 신곡 11곡 무대 최초 공개
SM 경영권 분쟁 사태 언급은 無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걸그룹 에스파(aespa·카리나, 지젤, 윈터, 닝닝)가 묵혀둔 신곡을 쏟아냈다. 26일 오후 5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 ‘싱크 : 하이퍼라인’(SYNK : HYPERLINE)를 연 이들은 2시간 30여분 동안 미공개 신곡을 비롯한 총 25곡으로 무대를 펼쳐 객석을 가득 메운 ‘마이’(MY·팬덤명)를 열광케 했다.

‘싱크 : 하이퍼라인’은 2020년 11월 싱글 ‘블랙 맘바’(Black Mamba)로 데뷔한 에스파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단독 콘서트라 팬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이에 더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사태 속 열리는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당초 에스파는 이달 정규 1집을 발매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여파로 컴백 시기가 연기돼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에스파는 이날 발매가 밀린 미공개 신곡 무대를 아낌없이 쏟아내 팬들의 갈증을 해소했다. 이들이 이날 처음 들려준 미공개 신곡은 ‘써스티’(Thirsty), ‘아임 언해피’(I’m Unhappy), ‘돈트 블링크’(Don’t Blink), ‘핫 에어 벌룬’(Hot Air Balloon), ‘욜로’(YOLO), ‘솔티 앤드 스위트’(Salty & Sweet), ‘틸 위 밋 어게인’(Till We Meet Again) 등 단체곡 7곡에 카리나의 ‘메나쥬리’(Menageire), 윈터의 ‘입모양’(Lips), 지젤의 ‘투 핫 포 유’(2HOT4U), 닝닝의 ‘웨이크 업’(Wake up) 등 솔로곡 4곡까지 총 11곡이다.

네 멤버는 ‘강렬함’으로 대변되는 기존 ‘SMP’(SM Music Performance)풍 노래인 ‘솔티 앤드 스위트’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R&B곡 ‘써스티’, 밝은 분위기의 이지 리스닝 댄스곡 ‘욜로’(YOLO) 등 다채로운 스타일의 곡들로 새로운 매력을 꺼냈다. 멤버들은 무대 중간 중간 “곡 어때요?” “저희도 좋아요”라고 외치며 신곡들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솔로 신곡 무대에선 각 멤버의 강점과 매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솔로곡 가사를 직접 썼다는 카리나와 지젤은 강한 비트감이 돋보이는 곡에 맞춰 걸스 힙합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닝닝은 화려한 멜로디와 랩을 엮은 곡에 맞춰 매혹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윈터는 유일하게 발라드 트랙으로 가창력을 강조한 무대를 펼쳤다.

에스파는 데뷔 때부터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 아이(ae) 에스파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세계관을 내세워 활동을 펼쳐왔다. 이에 맞춰 이들은 대형 스크린과 이동식 투명 OLED를 활용해 세계관 연관 영상을 잇달아 띄워 몰입도를 높였다. 레이저, 불꽃, 폭죽 등 화려한 무대 효과로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걸스’(Girls), ‘새비지’(Savage), ‘넥스트 레벨’(Next Level), ‘블랙맘바’ 등 기존 대표곡들을 부를 때 퍼포먼스와 무대 장치의 조화가 빛났다. 압권이었던 건 투명 OLED를 적극 활용한 ‘도깨비불’(illusion) 무대. 멤버들의 손짓을 따라 도깨비불이 마법처럼 펼쳐진 데 이어 ‘아이 에스파’ 멤버들까지 등장해 에스파 멤버들과 함께 추는 모습이 연출돼 시선을 집중시켰다. 세계관을 내세우는 아이돌 그룹 콘서트 무대의 좋은 예라고 할만 했다.

현장을 찾은 관객은 쉼 없는 ‘떼창’으로 땀을 뻘뻘 흘리며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준 멤버들에게 화답했다. ‘ICU’(쉬어가도 돼)를 부를 때 ‘수없이 펼쳐진 모든 날 함께하자’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드는 이벤트와 공연 막바지 멘트 시간에 다함께 ‘포에버’(Forever, 약속)를 열창하는 이벤트를 펼쳐 멤버들을 감동케 하기도 했다. 이에 멤버들은 “감미로웠다” “‘마이’들 명창이다”라고 말하며 고마워했다.

동방신기 최강창민, 슈퍼주니어 이특, 은혁, 소녀시대 태연, 샤이니 민호, 키, 레드벨벳 슬기, 웬디, NCT 지성, 해찬, 런쥔, 쿤 등 SM엔터테인먼트 선배 가수들도 객석에서 공연을 지켜봤다. 멤버들은 “오늘 거의 SM타운 콘서트장 같다. 우리가 회사에서 막둥이라 첫 콘서트에 응원차 와주신 것 같다”며 “팬들뿐만 아니라 선배님들까지 와주셔서 감사하고 덕분에 힘이 난다”고 입을 모으며 기뻐했다.

에스파는 25~26일 양일간 2차례 연 이번 콘서트로 총 1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일차 공연은 온라인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를 통한 온라인 중계도 병행했다. 첫 단독 콘서트를 마친 이들은 3월 5일까지 더현대 서울 5층 사운드 포레스트에서 팝업 스토어 ‘컴 투 마이 일루전’(Come to MY illusion)을 연다. 3월 15일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친다.

컴백 준비도 병행한다. 멤버들은 “컴백 준비를 하고 있으니 앞으로 나올 곡들을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젤은 “곧 볼 수 있을 거다. 제가 이 말을 자주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제발 곧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카리나는 “컴백 이후 더 특별하고 재미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거다. 항상 성장하는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그동안 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안 진 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컴백과 에스파의 활동을 기대해주셨으면 한다”고도 했다. 네 멤버 모두 소속사 경영권 분쟁 사태에 관한 직접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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