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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35년을 맞이한 배우 안연홍은 최근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2’를 만난 뒤 그 어느 때보다 활력 넘친다. 아역부터 30년 넘게 쭉 연기 인생을 걸어온 그는 자신을 데뷔시켜준 KBS 드라마 ‘토지’(1986), 시트콤 ‘세친구’(2000) 이후 이번 ‘펜트하우스’ 시리즈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맞게 한 세 번째 ‘인생작’이 됐다고 말한다.
최근 ‘펜트하우스2’를 마친 뒤 어느덧 시즌3 대본 리딩을 앞둔 안연홍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맡은 진분홍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만난 뒤 겪게 된 변화, 35년 연기 인생을 겪으며 정립한 연기관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안연홍은 지난 2019년 SBS 아침드라마 ‘수상한 장모’ 이후 약 2년 만에 미니시리즈 ‘펜트하우스2’로 안방극장에 복귀해 180도 달라진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그는 ‘펜트하우스’ 시즌 2에서 미스터리한 비밀을 지닌 채 천서진(김소연 분)의 딸 하은별(최예빈 분)의 가정교사로 들어가는 진분홍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시청자들은 특히 특별출연 연기자를 제외하고는 시즌 2의 새 고정 인물로 합류하게 된 경우는 진분홍 캐릭터가 처음이었기에 그의 첫 등장부터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로건리(박은석 분)의 조력자란 사실이 드러났고, 시즌 2 막바지에는 하은별을 마치 자신의 자식이라 여기는 등 광적인 집착을 드러내는 ‘소름 유발’ 엔딩으로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한 회 당 한 씬 정도 나오는 주변부 인물이었지만, 현재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시즌3의 사실상 빌런이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조심스레 제기될 정도로 주목 받는 인물로 급부상했다. 시트콤 ‘세친구’와 각종 일일드라마에서 보여준 코믹하고 친근감있는 그의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준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안연홍은 “기자님들에게 이렇게 많은 연락을 받아 인터뷰를 하게 된 것 자체가 처음 겪는 일이다. 역할이 크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많은 연락을 주시고 찾아주시는 지금의 현상이 신기하면서 감사하다”고 운을 떼며 “정말 많은 분들이 ‘진분홍’의 실체를 궁금해하고 물어봐주시는 모습을 보며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주변 반응 역시 폭발적이라고 했다. 안연홍은 “워낙 시즌 1부터 시청률이 잘 나왔던 작품이었다보니 시즌 2 첫 등장 뒤 많은 연락을 받았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로건 리의 조력자라고 하니까 좋아했다가 은별이에게 집착하는 모습을 보며 점점 무섭다는 반응을 주더라”라고 웃음을 터뜨리며 “제 정체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심수련의 생사 여부를 묻는 분들도 많았다. 얼마전엔 KBS2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에 출연했는데 거기서도 많은 출연진분들이 드라마의 앞날을 궁금해하셨다. 촬영 당시만 해도 시즌 2가 끝나기 전이었는데, 이영자 언니는 당시 화장실에서까지 ‘로나 죽은겨, 안 죽은겨’ 물어보시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또 “전에 일했던 선후배들도 연락와서 어떻게 되냐, 누가 범인이냐 물으셨다. 제 아들은 아직 나이가 10살밖에 안되어서 드라마를 못보게 했는데 그래도 제가 ‘펜트하우스’에 나오는 사실은 알고 있다”라며 “아들이 동네 지나가면 주민들에게 ‘펜트하우스’ 보냐고, 거기 나오는 진분홍 캐릭터가 우리 엄마라고 자랑을 하고 다닌다고 하더라. 19세 이용가인데도 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학생들도 지나가다 저를 보면 ‘진쌤’이라며 알아봐주는데 그 때 인기를 실감한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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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연홍은 “부담이 엄청 많았다. 작품이 워낙 성황리에 끝났고 배우분들의 열연이 대단했다. 시즌 2에서 새롭게 출연하는 사람이 특별출연 외 제가 유일하다고 해서 혹시나 반응이 안 좋을까봐 걱정도 많았다. 워낙 팬층이 두터운 드라마라 제가 나오고 ‘쟤 왜 나왔나’ 이런 반응이 올까 걱정하며 시작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역할이 크지 않음에도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했다. 작가님이 워낙 글을 잘 써주시기도 했고, 감독님께서 저의 첫 등장 때 연출적인 면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칼질도 그렇고 촛불들을 켜놓고 음산한 분위기로 등장시키는 부분 등 연출로 잘 메워주신 부분이 많았다”며 “또 제가 그 전까지는 ‘세친구’란 작품 등으로 코믹한 이미지였는데 전혀 다른 이미지의 역을 맡았는데도 시청자들이 거부감 느끼지 않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사실 기존의 코믹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깨고 싶어 출연에 응했고 치열히 연기했다. 제 스펙트럼의 넓이를 좀 더 키우고 싶었다. 연기 경력이 30년이 넘었는데 확실한 걸 해볼 때도 되지 않았나 싶어서. 이미 너무 잘되고 있는 드라마에 내가 괜히 끼어들어 반응이 안 좋아지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지만 다행히 잘 스며든 것 같다”며 “이걸 해내지 못하면 연기 인생 끝장이란 생각으로 임한 것 같다”고도 회상했다.
연기를 하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연홍은 “감독님의 경우는 처음 진분홍 캐릭터에 대해 미스터리한 인물에 선악의 경계가 아직 지어지지 않은 인물이며, 하은별에 대한 집착이 점점 강해지는 인물로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을 하셨었다”며 “대본상에는 기괴한 표정, 묘한 웃음 등 지문이 많았다. 이를 표현해내려 집에 있을 때 혼자 거울을 보며 괴기스러운 표정을 지으려 많은 연습을 했다. 대사가 그리 많지 않았기에 거의 표정으로 연기를 해야 했는데 웃음 짓다가도 갑자기 돌변하는 등 반전적인 모습을 주려 노력했다”고 떠올렸다.
또 “진분홍이 처음에는 로건리의 조력자로서 의도를 가지고 천서진 집에 접근하지만, 천서진의 딸 하은별과 지내면서 ‘이 아이가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환경에서 지내는 듯하지만 사실상 정신적 학대를 당하는 애구나’ 느끼는게 아닐까 싶었다”라며 “그런 것들을 보며 진분홍에게도 과거에 애가 있었나보다, 그래서 은별이를 보고 감정이입하며 케어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된게 아닐까 싶었다. 그런 결핍에서 비롯된 잘못된 모성애가 집착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진분홍의 정체, 시즌3의 전개를 궁금해하지만 자기조차 진분홍의 앞날을 모르고 있다고 했다. 안연홍은 “저도 제가 궁금한데 아직 대본도 못 받았다. 대본 리딩 날짜만 접한 상황”이라며 “출연진 분도 진분홍의 정체를 궁금해하실 정도다. 고상아 역의 윤주희 배우는 따로 ‘진분홍 어떻게 되는 거냐’ 물어오신 적도 있는데 말씀드리고 싶어도 제가 아는 부분이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어 “모든 전개는 작가님만이 알고 계실 것”이라면서도 “모르지만 아마 시즌 3에선 진분홍이 은별이와 지내며 집착을 느끼게 된 심적 변화의 계기와 사연들이 더 자세히 보여지지 않을까 싶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은별이랑 점점 더 이상하게 되지 않을까, 은별이를 점점 더 고립시키려 하면서 제가 시즌 3 때 욕을 더 많이 먹지 않을까 어렴풋이 예상 중”이라며 “결국 은별이는 친엄마, 친아빠 품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고 저는 벌을 받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고도 내다봤다.
시청자 입장에서도 시즌 3의 전개가 매우 기다려진다고 했다. 안연홍은 “일단 로건리가 어떻게 살아돌아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시즌 3의 첫회는 또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킬지 너무 궁금하다. 로건리는 죽으면 안되는 인물이라 꼭 살아돌아왔으면 좋겠다. 착한 사람들은 다 잘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