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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28일 오후(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번리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2분과 후반 10분 팀 동료 가레스 베일의 2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이날 도움 2개를 추가하면서 시즌 도움 개수를 15개(18득점)로 늘렸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4-0 대승을 거두고 최근 리그 2연패를 끊었다.
이날 손흥민이 화제가 된 것은 단지 경기에서의 활약 뿐만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전반 2분 베일의 골을 도운 뒤 중계 카메라 앞에서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골을 기록한 베일과 함께 손가락으로 알파벳 글자를 보여준 것. 손흥민은 ‘K’, 베일은 ‘W’를 만들었다.
손흥민이 손가락으로 만든 ‘K’는 ‘코리아’를 의미하고 베일의 ‘W’역시 자신의 조국인 웨일스(Wales)를 상징한다. 베일의 ‘W’자 세리머니는 그가 축구선수로 유명해지기 전부터 즐겨 했던 동작이다.
손흥민이 손가락 글자 세리머니를 펼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손흥민은 지난 2월 19일 볼프스베르거(오스트리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원정 경기(토트넘 4-1 승)에서 베일의 도움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뒤 베일과 함께 손가락으로 ‘W’를 만드는 골세리머니를 펼친바 있다.
당시 여러 가지 추측이 나왔지만 알고 보니 더 깊은 사연이 있었다. 손흥민은 번리전이 끝나고 현지 한국 취재진에게 내용을 설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8년 백혈병을 앓는 환아에게 골을 넣은 뒤 승리를 의미하는 ‘W’ 세리머니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해서 미안했다”면서 “이번에 한 세리머니가 환우에게 잘 전달됐다고 재단에서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렇게 굳이 생각해서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면서 생각이 났다”며 “그렇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자체가 고맙다”고 덧붙였다.
최근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던 토트넘은 선수들이 손가락 글자 세리머니를 함께 공유하면서 다시 팀이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베일이 번리전에서 골을 넣었을 때 브라질 출신 공격수 루카스 모우라도 불쑥 끼어들어 손가락으로 ‘L’을 만들어 보였다. 자신의 이름 루카스의 ‘L’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토트넘 구단은 소셜미디어에 ‘오직 W만, L은 아냐’(Only W, no L)라는 글을 올렸다. 동시에 베일이 모우라의 세리머니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영상을 곁들여 팬들을 즐겁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