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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스토리’ 송선미 남편 장례식 몰카, 국민의 알권리인가

김윤지 기자I 2017.08.25 10:10:58
사진=‘리얼스토리 눈’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리얼스토리’가 과잉 취재로 아쉬움을 남겼다.

24일 오후 방송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이하 ‘리얼스토리’)은 송선미 남편 고모 씨의 피살 사건을 다뤘다. 사건이 벌어진 법무법인 직원 인터뷰부터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가인 고인 외할아버지의 업적 등 관련 내용을 풍성하게 소개했다. “우발적 범죄”라는 용의자의 주장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며 여운을 남겼다. 사건사고를 현상만 다루지 않고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조명한다는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 구성이었다.

시청률도 올랐다. 이날 방송은 6.7%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전주 방송분이 기록한 5.8% 보다 0.9%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문제는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취재한 고인의 장례식이었다. 상복을 입은 송선미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초췌한 모습이었다. 눈물을 훔치며 걸어가는 뒷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강성연, 김나운 등 송선미와 MBC 일일극 ‘돌아온 복단지’에서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 그를 위로했고, 배우 현빈 등이 보낸 근조화환이 화면에 등장했다.

당시 유족과 송선미의 소속사 측은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 고인의 발인식은 지난 23일 이른 아침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지만, 언론매체 영상 및 카메라는 일괄 철수했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접한 유족의 심정을 고려한 행동이었다. ‘리얼스토리’를 제외하고 해당 장례식장고 관련된 영상·사진이 전무한 이유였다.

몰래 카메라 취재는 시사고발 프로그램에서 부득이한 경우 주로 사용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눈물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사망한 스타의 장례식장에서 유족을 인터뷰하는 등 다소 무리한 취재가 자행되던 부끄러운 시절도 있었다. 반성과 자정을 거친 요즘엔 그것도 옛말이다.

MBC는 24일부터 총파업을 위한 투료를 진행 중이다. 언론노조 MBC 본부는 공정방송으로 정상화를 요구하며 현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 기자·PD·아나운서는 이미 업무중단과 제작거부를 실행하고 있다.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누군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시기 ‘몰래 카메라 방송’이 씁쓸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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