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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한물갔다고? 김영근이 존재 이유

김윤지 기자I 2016.10.21 09:12:58
‘슈퍼스타K 2016’ 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지리산 소울’ 김영근이 ‘슈스케’의 존속 이유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김영근은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 2016’(이하 ‘슈스케’) 5회에서 이지은과 함께 이문세의 ‘사랑 그렇게 보내네’를 불렀다. “소름 돋는다”는 심사위원 용감한형제의 말처럼 인상적인 무대였다.

이날 방송에선 3라운드가 시작됐다. ‘2 VS 2 배틀’이란 명칭이 붙여진 듀엣 무대였다. 조민욱·박태민 조가 다크호스로 부상해 김영근·이지은 조를 긴장하게 만들었지만, 호소력 짙은 무대로 감동을 안겼다. 거미, 에일리 등 심사위원들은 두 사람의 무대 후 눈물을 흘렸고, 김범수와 용감한 형제도 고개를 떨구며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애써 참아냈다.

김영근은 첫 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날것 그대로의 감성을 담은 묵직한 무대가 시청자를 울렸다. 기교나 기술이 아닌 담백함이 그의 강점이었다.

그가 지닌 배경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대기업 임원, 대학 교수 등을 부모로 둔 ‘화려한 스펙’의 참가자 사이에서 김영근의 ‘일용직’이란 직업은 단연 눈에 띄었다. 수줍음 많은 성격 때문에 혼자 집에서 노래를 연습했다는 일화, 경남 함양에서 홀로 상경해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하며 가수를 꿈꾼다는 사연도 극적이었다.

김영근은 현재 가요계 시스템으론 사실상 데뷔가 어려운 재원이다. 아이돌, 대형 기획사, 엘리트로 압축되는 오늘날 가요계 키워드는 김영근과 거리가 멀다. 남녀노소 폭넓게 실력자를 뽑는 ‘슈스케’이기에 가능하다. 기획사로 데려갈 만한 옥석을 가려내는 SBS ‘K팝스타’는 성격을 달리 한다.

지난 2009년 시작한 ‘슈퍼스타K’는 지난 7년 동안 서인국 허각 존박 버스커버스커 등을 다양한 개성을 지닌 가수들을 배출해냈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화제성이나 시청률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슈스케’의 순기능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 맑은 목소리를 지닌 지리산 청년 김영근이 그 존재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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