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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최윤아 PD는 방송인 주병진을 ‘쌤’이라고 부른다. 올해로 40년 차를 맞은 방송가 선배인데 주눅들지 않고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게 용하다. 예능프로그램 ‘개밥 주는 남자’를 이끌고 있는 그는 채널A 공채 2기이자 올해로 서른이 된 젊은 PD다. 지난해 12월 첫 방송이 됐으니 20대에 첫 프로그램을 론칭한 셈이다. 수년은 조연출로 지내야 하는 게 방송 PD인데 다소 빠르다. 그는 “경험이 많고 적음은 문제가 아니더라”라고 자신만만했다.
젊은 PD의 패기가 호기롭다. 부침이 많은 종합편성채널이라지만 ‘개밥 주는 남자’는 선전하고 있다. 강아지를 놓고 어쩔 줄 모르는 주병진과 전 농구선수 현주엽의 모습이 담길 때마다 시청률도 올랐다. 지난 1월 29일 방송에서는 2.369%까지 치솟았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다. 화제성도 높아 젊은 시청층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평균 시청연령이 다소 높은 채널A로서는 귀한 프로그램이다.
최윤아 PD는 “웰시코기 삼형제를 비롯해 방송에 출연 중인 강아지들 덕이다”라며 어깨를 으쓱였다. 또 “1년간 고생해서 준비한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연출 시절부터 홀로 ‘개밥 주는 남자’를 기획했다. 신입 PD들의 기획안을 살피던 윤정화 채널A 제작본부장의 눈에 띄어 구체화했다. ‘신의 한 수’라 평가되는 주병진 등 베테랑 방송인을 섭외할 수 있었던 것은 프로그램 전반을 책임지는 이승연 팀장의 역할도 있었다.
“최근 나홀로(싱글)족이 늘고 있다는 것이 기획의 시작이었어요. 홀로 사는 남자가 강아지와 함께한다면 어떻게 변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죠. 펫방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중심에 있어요. 반려견과 교감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저 역시 지켜보고 있거든요. 대·중·소(웰시코기 삼형제)의 애교가 많아서 함께 사는 주병진 ‘쌤’의 얼굴도 한층 밝아지신 게 보일 정도에요. 워낙 사고뭉치들이라 고생은 하시겠지만…”(웃음)
최 PD는 사학과 출신이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 방송사에 입사했다. 신생 방송사라 말 못 할 고생도 많았으나 이제는 어엿한 프로그램 메인 PD다. 그는 “한때는 예쁘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는데 이제는 이 모양이다. 프로그램과 외모를 바꿨다”라며 깔깔댔다.
그의 얼굴에는 화장기가 없었다. 프로그램 기획 회의부터 제작, 편집까지 챙기려면 치장은 언감생심이다. 1분 1초가 아깝다. 이날 인터뷰는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진행됐는데 마치자마자 서둘러 택시를 잡아 스튜디오가 있는 마포구 상암동 DDMC로 향했다. 돌아가면 마라톤 회의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전 준비에 상당히 공을 들이는 듯했다.
“젊은 PD라서 우려하는 분들도 계세요. 경험은 중요한 것이지만 누군들 처음이 없었을까요. 책임이 큰 자리에 있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려고 해요. 시행착오는 사전준비로 줄여야죠. 첫 경험이 쌓이다 보면 그게 다 피와 살이 될 거라 믿어요. 고생스럽기는 한데 동물들이 우리 마음을 아는지 잘 따라주고 있어요. 가만 있다가도 ‘큐’소리만 들리면 재밌는 그림을 만들어준다니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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