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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침투
강호동은 KBS2 ‘투명인간’으로 돌아온다. 이경규는 SBS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요일, 시간대는 정해지지 않았다. 각각 1월, 2월 중에 방송될 예정이다.
‘투명인간’은 직장인과 호흡을 맞추는 프로그램이다. 강호동을 비롯해 출연진 6명이 한 회사를 찾아간다. 실제 그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과 ‘투명인간 놀이’를 즐기는 게 콘셉트의 전부다.
‘아빠를 부탁해’는 중년이 된 가장이 주인공이다. 일터에서 고군분투하는 가장의 삶을 엿본다. 훌쩍 큰 아이와의 교감도 중요한 포인트다. 어려서부터 TV를 통해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던 이경규의 딸 예림도 출연한다.
‘투명인간’과 ‘아빠를 부탁해’는 생활 침투형 예능이다. 자신의 삶, 가족의 일상을 시청자와 공유한다. 사무실, 회의실 등 직장 곳곳에 카메라를 비춘다. 요즘 예능의 일반적인 포맷인 관찰형을 지향한다. 두 프로그램 제작진 모두 “새로운 예능이지만 시청에 부담이 없는 콘셉트라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차별화된 감성
두 프로그램은 시험대에 올라있다. 유사한 포맷으로 시청자와 만난 프로그램이 이미 많다. ‘투명인간’은 연예인들이 직장생활을 경험했던 케이블채널 tvN ‘오늘부터 출근’과 비교된다. ‘직장인 백서’로 통한 tvN 드라마 ‘미생’은 ‘투명인간’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미생’의 인기가 대단했던 때 기획돼 부정적인 여론도 형성됐다. 같은 방송사 프로그램인 ‘슈퍼맨이 돌아왔다’, ‘마마도’ 등과 맞물려 ‘베끼기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아빠를 부탁해’는 육아 예능프로그램의 마지막 버전으로 통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오! 마이 베이비’가 유아기,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아동기라면 ‘아빠를 부탁해’는 청소년기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세 프로그램 모두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인상을 주는 셈이다.
‘투명인간’과 ‘아빠를 부탁해’는 차별화된 감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투명인간’은 고된 업무와 무료한 일상이 반복되는 직장인의 삶에 특별한 하루를 선물할 생각이다. ‘아빠를 부탁해’는 아이보다 아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동안 연예인 가족이 출연했던 예능이 육아와 성장에 포인트를 뒀다면 ‘아빠를 부탁해’는 가장의 현실에 비중을 둔다.
△달라진 스타일
프로그램을 달리보이게 만드는 힘은 무엇보다 MC에 있다. 이경규와 강호동은 단독 MC로 나서진 않지만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는다. 이들의 달라진 진행 스타일이 프로그램의 신선함을 살리는 무기가 된다.
강호동은 ‘별바라기’, ‘달빛 프린스’ 등 최근 시도한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폐지의 쓴맛을 봤다. ‘1박2일’과 같은 야외 버라이어티에 최적화됐던 강호동의 부드러운 변화가 어색하다는 반응이었다. 현재 방송 중인 KBS2 ‘우리동네 예체능’이나 SBS ‘스타킹’ 역시 강호동 특유의 활력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투명인간’은 강호동의 변화를 다시 엿볼 수 있는 기회라 이목이 집중된다. 일반인과 호흡을 맞추는데 탁월한 강호동이 ‘투명인간’에서는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로 관찰자의 시선을 두던 이경규는 이제 관찰을 당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시청자에게 전하는 역할을 했던 그가 자신의 일상을 처음으로 가감없이 보여준다. ‘아빠를 부탁해’는 MC로선 달라진 이경규를 보여준다는 자체에 일단 기대를 걸고 있다.
SBS 예능국 관계자는 “올해 예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진정성에 초점을 맞춘 관찰형 포맷이 주가 될 것 같다”며 “익숙한 그림이지만 이경규, 강호동과 같은 ‘국민 MC’들의 새로운 도전이고 이들이 어떻게 적응해나가는지를 지켜보면 참신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