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부상·재활 딛고 발레로 재기. 이젠 솔로 '고!'"

김은구 기자I 2012.10.18 11:12:31
스테파니(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4년 전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대중은 그녀가 언제부터인가 무대에 오르지 않는 여느 가수들처럼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통스런 재활을 거쳤다. 그리고 기존과는 다른 무대에서 이름을 떨쳤다. 다시 과거의 그 무대로 돌아왔다. 스테파니가 그 주인공이다.

“어려서부터 발레를 하다 보니 목부터 허리까지 척추가 정상이 아니었고 몸의 균형도 많이 틀어져 있었어요. 2008년 일본에서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단독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연습을 한 다음날 못일어났어요. 치료를 위해 실려서 미국으로 갔죠.”

무대에 대한 욕심은 누구 못지않았지만 몸이 따라가지 않았다. 치료를 받느라 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니까 답답했고 자신에게 실망도 많이 했다. 8개월여를 아무 것도 못하고 치료만 받으면서 몸 관리가 중요하다는 게 이런 거라는 걸 새삼 느꼈다.

그 뒤로 요가, 스트레칭과 기본적인 발레동작, 근력운동 등을 하며 재활을 시작했다. 캐나다 국적인 자신의 발레 스승이 미국에 있었는데 발레 지도 자격증을 따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 발레 동장을 반복했다. 2009년 말 자격증을 땄고 2010년 10월 공개오디션에 합격해 LA발레단에 입단했다. 덴마크 로열발레단 단장 출신이 단장을 맡고 있던 발레단으로 한국인은 물론 동양인 전문 무용수는 스테파니가 유일했다. LA시 의회 의장이 시를 대표해 대중예술과 순수예술을 겸할 수 있는 타이틀을 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LA시 국제문화대사로 위촉됐다.

스테파니(사진=한대욱 기자)
LA발레단 계약기간 만료 후 한국에 돌아왔다. 어려서부터 발레를 했지만 대중음악에 대한 애착도 버릴 수 없었다. 재활치료가 끝나면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에 다시 합류하기로 약속했던 터다. 그러나 린아는 연기자에 도전했고 천상지희는 다나와 선데이 2인 체제로 변화를 맞았다. 자신은 한국에서 어떻게 활동할지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다.

김건모, 박미경 등이 소속된 미디어라인 김창환 대표에게서 연락이 왔다. 과거 스테파니가 예능프로그램 ‘X맨’에 출연해 혼자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을 보고 스테파니와 퍼포먼스 곡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미디어라인과 SM엔터테인먼트의 합작이 이뤄진 거잖아요. 거기서 제가 선택을 받을 거라고, 솔로 기회가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기회가 왔다고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테파니는 정신적으로 준비가 돼 있었다.

솔로앨범에는 두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게임’과 ‘댄스’다. 김창환 대표는 스테파니에게 ‘댄스’를 먼저 들려줬다. 처음 스테파니의 솔로를 구상하며 준비했던 곡이라고 했다. 스테파니는 “걸스힙합의 종결을 지을 수 있는 안무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너무 웅장해서 무대에서 라이브가 될지 걱정됐다”며 “그러고 나서 ‘게임’을 들었는데 지금 트렌드에 더 맞고 댄스 구성 등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을 것 같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스테파니(사진=한대욱 기자)
‘게임’ 무대에서 스테파니는 댄서에 의지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일명 ‘풍차춤’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스테파니의 무대에 팬들은 ‘녹슬지 않았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라이브 무대에서 안무가 될까 생각했는데 스테파니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졌다’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스테파니는 “대중음악인 만큼 사람들이 쉽게 따라 출 수 있는 안무 속에 발레 전공자로서 고난위도 동작들도 포함시켰다”며 “무대에서 (실수의) 위험성이 크지만 그럴수록 재미있고 설렌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춤을 ‘강’으로만 췄는데 지금은 강약을 같이 하는 노련미가 갖춰진 것 같다”며 “다른 멤버 없이 혼자 무대에 서야 하니까 라이브 연습도 더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활동의 목표는 스테파니라는 아티스트를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것이다. 천상지희로 컴백은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스테파니는 “그렇다고 천상지희로 컴백 가능성이 없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지금은 천상지희의 천무 스테파니가 아닌 스테파니로 고! 고!”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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