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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3일 수원 빅버드에서 열린 K리그 서울과의 슈퍼매치 라이벌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수원과 서울 두 거함의 희비를 가른 한 방은 오장은의 행운의 골이었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던 후반 5분. 수원의 오장은은 서울 진영이 오른쪽을 파고들다가 골문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누가 보더라도 반대쪽으로 들어오는 선수의 머리를 겨냥한 크로스패스였다.
그런데 공은 반대쪽 골포스트를 향해 계속 날아가 김용대 골키퍼의 키를 넘기더니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어이없이 골을 허용한 김용대 골키퍼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서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오장은은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면서도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던 득점이었기 때문이었다. K리그 최고 라이벌전의 운명을 가르는 득점 치고는 그다지 폼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쨌든 그 한 골은 수원의 승리를 이끄는 천금 같은 결승골이 됐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2010년 8월 28일 경기(4-2 승리) 이후 슈퍼매치 7연승을 달렸다. 비록 올 시즌 K리그 성적에선 서울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슈퍼매치에서의 자존심은 지켜냈다.
반면 서울은 또다시 수원전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올시즌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라이벌 수원을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발목을 잡혔다.
여러 차례 골 찬스가 있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시즌 25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골잡이 데얀도 이날만큼은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서울로선 전반 초반 에스쿠데로와 최태욱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일찍 교체된 것도 아쉬운 장면이었다. 주전 2명이 빠지다 보니 서울로선 처음 의도해 서울 입장에선 이래저래 운이 없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슈퍼매치 결과였다.